예수님 안에서 자존감을 회복하고 지키는 법
어렸을 때부터 큰 열등감으로 인해 자존감이 낮았던 제가, 예수님을 만나 자존감을 회복하고, 또 자존감을 지켜나가는 이야기를 공유합니다.
대학생 때부터 섬기던 교회에서 이제 대학/청년부 멘토로 섬기게 됐다. 그리고 멘토로서 첫 번째 사역으로 3주 멘토 특강 중 한 세션을 맡게 됐다.
어떤 이야기를 하면 좋을까 고민하다 아내와 목사님의 조언을 받아 "예수님 안에서 자존감을 회복하고 지키는 법"이라는 주제로 진행하게 됐다.
감사하게도 교회 미디어팀에서 녹화를 해줘서 영상으로 확인하고 싶은 분들은 이음채플 유튜브 채널에서 전체 영상을 확인할 수 있다. 딱 1시간 정도 길이인데 그냥 심심하시거나...ㅎㅎ 아니면 정말 자존감의 회복이 필요한 분들이 보시면 좋을 것 같다.
또한 1시간 영상이 너무 길지만 내용이 궁금하신 분들을 위해 멘토 특강 내용을 글로 정리해서 공유한다.
자존감이 매우 낮았던 나
나는 어렸을 때부터 자존감이 매우 낮았고 기본적인 정서가 불안정한 편이었다.
내가 쓸모없는 사람이면 어떡하지? 내가 태어날 필요가 없는 존재였으면 어떡하지? 그래서 나는 사랑받지 못하면 어떡하지? 그럼... 죽어야 하나...?
그래서 종종 위와 같은 질문을 꽤 어린 나이 때부터 스스로 하곤 했다. 왜 그런 질문을 했었는지, 왜 자존감이 낮았을지 고민해 보았다.
가정에서 충분히 사랑받는다고 느끼지 못했던 나
고민해 봤을 때 어렸을 때 가정에서 충분히 사랑받는다고 느끼지 못했던 것 같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부모님이 실제로 사랑해 주시지 않았던 게 아니라 내가 그렇게 느끼지 못했던 게 문제다.
물론 자존감을 회복한 지금은 내가 얼마나 많이 사랑받았고, 지금도 그 사랑으로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어찌 됐든 어렸을 때 가정에서 충분히 사랑받는다고 느끼지 못했기 때문에 나는 밖에서 그 사랑을 채우기 위해 노력했다.
사랑받기 위한 노력 #1: 열정 & 열심
가정 밖에서 다른 사람들에게 사랑받기 위해 나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고민하다 찾았던 첫 번째 방법은 바로 열정과 열심이었다. 열정적인 사람, 열심히 하는 사람을 싫어하는 사람들은 거의 없다. 그래서 나는 모든 일에 열정을 다해, 열심히 했다.
그리고 그런 모습을 직/간접적으로 어필하는 방법도 배우면서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법을 배웠다. 나름 만족스러웠던 것 같다.
그러다 문제가 생긴 건 중학교 입학을 하면서부터였다.
사랑받기 위한 노력 #2: 능력 (농구)
초등학교 때까지만 해도 가장 열심히 하고 열정적인 사람이, 가장 잘하는 사람이었다. 그런데 중학교에 올라가니 꼭 열심히 하는 사람이 가장 잘하는 사람이 되지 않았다. 이때부터는 열심히 안 해도 잘하는 친구들이 나타났다.
그래서 나는 단순히 열심히 하는 모습, 열정적인 모습으로 사랑받는 것이 아닌 능력을 인정받아 사랑받기 위해 노력했다. 능력은 가장 확실하게 나의 쓸모를 증명하는 방법이라고 생각했다. 결과로 증명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나의 능력을 가장 확실하게 어필할 수 있는 분야는 당연히 공부가 아닌... 농구였다.
실제로 나름의 성과가 있었다. 학교에서, 지역에서 나름대로 알아줄 정도로 잘했다. 학원 대회, 성남시 대회 우승을 했었다.
그래서 나는 앞으로 남은 인생 많은 사람들에게 인정받고 사랑받을 수 있는 방법은 농구를 열심히 해서, 잘해서, 결과를 만들어 내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농구선수가 되겠다고 결심하고 부모님께 말씀드렸다.
그리고 알게 되었다. 나는 재능이 없다는 것을. 나를 가르쳐주던 농구 코치님, 부모님 모두가 나의 재능 없음을 알고 있었다. 그리고 아마 그 이야기를 들었을 때 나도 알았던 것 같다. 그런데 인정하기가 싫었다. 인정할 수가 없었다.
내가 그나마 제일 잘하는 것, 그래서 그나마 사람들이 나의 능력을 인정해 주는 것, 그래서 내가 이 정도라도 인정받고 사랑받을 수 있는 방법이 농구였는데, 그럼, 이제 나는 어떻게 해야 하지?
그렇게 얼마간 필사의 발악 끝에, 나는 내가 재능이 없음을 인정했다. 그렇게 위태위태하게 쌓아온 나의 자존감은 무너졌다.
사랑받기 위한 노력 #3: 능력 (공부)
그리고 농구를 포기하기로 결정한 직후 중학교 3학년이 시작하자마자 나는 유학을 떠나기로 결정되었다. 어머니가 공부에 집중하라는 의미라 빠르게 유학 결정을 내렸다.
그리고 잠을 4시간씩 자면서 매주 영어 단어를 1,000개씩 외웠다. 아무것도 몰랐기에 정말 필사적으로 했다.
농구를 포기하고, 또 유학 준비를 하면서 힘들었던 이야기, 그 시간이 지나고 하나님을 만나면서 꿈을 찾게 된 이야기로 작성한 글이 있으니 확인해보셔도 좋을 것 같다.
- 나는 어떻게 꿈을 꾸게 됐을까? #1
- 나는 어떻게 꿈을 꾸게 됐을까? #2
- 나는 어떻게 꿈을 꾸게 됐을까? #3
- 나는 어떻게 꿈을 꾸게 됐을까? #4
- 꿈을 찾는 방법 #1
- 꿈을 찾는 방법 #2
열심히 해서 잘하고 싶었고, 잘해서 인정받고 사랑받고 싶었다
다시 원래 이야기로 돌아와서, 나는 결국 열심히 해서 잘하고 싶었다. 잘해서, 능력을 인정받고 사랑받고 싶었다. 사랑받기 때문에 나는 태어날 가치가 있는 사람이라고 느끼고 싶었다.
하지만, 다른 사람들에게 한결같이 사랑받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연예인들만 봐도 나보다 훨씬 잘나고 능력도 뛰어난 사람들인데, 그 사람들에게는 늘 안티 팬도 있고, 사랑받기 어려운 시기는 늘 존재한다.
결국 낮은 자존감에서 시작된 사랑받고 싶다는 몸부림은, 오히려 더 낮은 자존감으로, 더 큰 불안감으로, 그리고 결국 왜 나를 사랑해 주지 않느냐라는 분노로 바뀌었다.
그리고 나는 뜻대로 되지 않는, 망가진 내 인생을 역전시킬 무언가, 나에게는 구원이 필요하다는 판단을 내렸다.
그리고 내가 찾은 구원은... 아쉽지만 하나님이 아니었다. 그때 당시 내가 찾은 구원은 바로 여자였다. 나만 사랑해 줄 여자. 나와 가정을 꾸려줄 여자였다.
물론 그런 마음으로 했던 모든 연애는 당연히 대 실패했고, 그 이후 더 큰 자존감의 상처로 돌아왔다.
예수님을 만나 자존감을 회복 당하다
이 글의 결론을 중간에 먼저 스포하자면, 자존감이나 마음의 깊은 상처의 문제는 결국 하나님을 만나야 해결된다고 생각한다. 우리를 지으신 분이 우리를 가장 잘 고치실 수 있기 때문이다.
어렸을 때부터 여러 사건들을 통해 내 마음은 썩을대로 썩었고, 자존감도 매우 낮았다. 그런 나의 내면의 상태를 나는 절대로 다른 사람들 앞에 드러내지 않았다. 나의 진짜 모습을 알아차리면 절대로 나를 사랑해 주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런 나의 진짜 모습을 다른 사람들 앞에서 드러냈던 몇 번의 순간이 있었다. 그리고 그 순간 예수님이 나를 찾아오셨다. 그리고 그 만남으로 인해 나의 자존감이 회복되었다.
아마 이 경험이 결국 예수님을 인격적으로 만나다라는 경험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런 순간이 당연히 너무 많지만, 그중에 두 번의 만남을 소개한다.
2016년 볼리비아 단기 선교
2016년 볼리비아 단기 선교는 내 인생 첫 선교였다. 하지만 나는 이 선교가 가기 매우 싫었다. 크게 두 가지 이유가 있었다.
- 하나님을 만난 지 2년 밖에 되지 않은 상황이었고, 나도 종교에 대한 거부감이 매우 컸던 사람으로서 전도와 선교에 대한 거부감이 여전히 있었다.
- 선교 회비가 $1,000이었는데 이 회비를 내기 위해서는 약 2~3달 치 생활비 전부가 필요할 만큼 재정적 부담이 매우 컸다.
하지만 여러 가지 상황으로 인해 선교를 가게 됐고, 당연히 나의 부족한 모습을 (재정적 어려움) 다른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지 않아 그냥 밥을 굶고 회비를 다 내버렸다. 그러다 보니 좋지 않은 마음으로 준비하는 선교가 좋을 수가 없었다.
선교를 준비하는 내내, 선교지에 가서도 다른 팀원들을 정죄하기 바빴다. 그리고 도대체 나를 왜 여기로 굳이 끌고 오셨는지 하나님께 답을 구했지만, 하나님은 응답하지 않는다고 느꼈다.
그러다 문제의 밤이 찾아왔다. 사역 일정 중간 점검 및 그동안의 은혜를 나누는 시간이었다. 모든 팀원들이 돌아가면서 얼마나 큰 은혜가 있었는지 기쁜 마음으로 나누었다. 그리고 내가 마지막으로 나누게 됐다. 그리고 무슨 생각에선지 솔직하게 이야기했다.
나는 내가 도대체 왜 여기 왔는지 모르겠다. 하나님 무슨 생각이신지 모르겠다.
그리고 선교 준비 기간부터 계속해서 팀원들을 정죄했던 마음도 이야기하면서 나의 나눔을 마무리할 때 그렇게 이야기했다.
예수님 나 때문에 참 피곤하시겠다. 나는 쓰레기다.
나의 썩어있는 마음을 다른 사람들에게 털어놓고 나는 끝났다고 생각했다. 이제 나는 더더욱 사랑받지 못하겠지. 그래서 엉엉 울었다.
그런데 울고 있는 나에게 예수님이 그렇게 말씀해 주셨다.
괜찮아. 그래도 괜찮아.
2017년 여름 연합 예배
또 한 번은 2017년 여름 뉴욕과 보스턴 온누리 대학부가 리더십 교류 목적으로 연합예배를 드린 적이 있다. 그날 주제는 마태복음 3:16-17 말씀으로 하나님이 우리를 사랑하시고 기뻐하신다는 내용이었다.
마태복음 3:16-17 예수께서 세례를 받으시고 곧 물에서 올라오실새 하늘이 열리고 하나님의 성령이 비둘기 같이 내려 자기 위에 임하심을 보시더니 하늘로부터 소리가 있어 말씀하시되 이는 내 사랑하는 아들이요 내 기뻐하는 자라 하시니라 (개역개정)
마지막에 마태복음 3:16-17 말씀을 같이 읽는데 하나님이 나를 두고 세상을 향해 말씀하시는 것처럼 느껴졌다. "원석이는 내 사랑하는 아들이요 내 기뻐하는 자라." 그리고 또 엉엉 울었다. 그날 기도 시간이 한 시간이 훌쩍 넘는 긴 시간이었는데 계속 울었다.
슬퍼서 울었던 게 아니라 기뻐서 울었다. 정말 기억하지도 못하는 어린 시절부터 사랑받지 못해 슬퍼하고 있던 나에게 예수님이 지금의 나를 데리고 가서 나보고 어리고, 상처받은 나를 안아주라고 하셨다. 그리고 "괜찮아"라고 이야기하게 하셨다.
그렇게 내가 가서 어리고 상처받은 나를 안아주고 "괜찮아"라고 이야기해주면, 또 다른 어리고 상처받은 내가 나왔고, 나는 안아주고 "괜찮아"라고 이야기하길 반복했다.
그렇게 나는 과거의 상처와 사랑받지 못해서 불안했던 기억으로부터 자유해졌다. 너무 기뻤다.
상처가 이제는 더 이상 상처가 아니기로 선택할 수 있었다. 왜냐하면 예수님이 나를 사랑하시니까. 사람은 나를 평생, 한결같이 사랑해 주기 어려울 수 있지만, 예수님은 나를 영원토록 사랑하시니까 괜찮아. 나는 그런 예수님을 믿으니까 괜찮아.
그리고 나는 그렇게 정말로 새로운 삶을 살게 됐다.
예수님 안에서 자존감을 지키는 법
그렇게 예수님 안에서 자존감을 회복한 이후, 새로운 삶을 살고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자존감이 무적(?)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
나의 가장 연약한 부분이기 때문에 사단 마귀는 계속해서 공격한다. 나를 공격하는 방법은 여러 상황을 통해 내가 부족하고, 쓸모없고, 사랑받을 자격이 없으며, 예수님의 사랑으로는 부족하다고 느끼게 한다.
하지만 그럴 때마다 내가 예수님 안에서 자존감을 지키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이다.
- 나를 사랑하시는 예수님을 기억하는 것.
- 그 생생한 기억을 계속해서 나누는 것.
나를 사랑하시는 예수님을 기억하기 위해서는 당연히 말씀과 기도와 찬양이 필요하다. 다른 방법은 없다. 그리고 예배를 통해 나를 사랑하시는 예수님을 기억하고, 그 생생한 기억을 나눔으로써 과거의 한순간이 아닌, 지금도 나를 사랑하시고 함께 하시는 예수님과 동행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번외: 야곱 이야기
내가 성경에서 가장 좋아하는 부동의 3명은 바로 바울과 모세, 그리고 야곱이다. 바울과 모세는 나의 믿음의 롤모델로서 좋아하고, 야곱은 야곱이라는 인간의 인생 스토리에 큰 공감을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야곱은 사랑받고 싶었던 사람이다. 아버지에게 사랑받지 못한 상처가 있고, 사랑받기 위해 나름대로 노력하지만 일이 계속 틀어진다. 그리고 망가진 인생을 역전시킬 무언가, 구원을 찾는다.
구원이라 여겼던 라헬과 결혼하지만, 여전히 야곱의 인생은 뜻대로 되지 않는다. 심지어 야곱의 가정 안에 상처가 전염병처럼 퍼진다.
야곱에게 사랑받지 못한 언니 레아, 야곱에게 사랑받았지만 아들을 낳지 못해 언니 레아에게 열등감을 느낀 라헬, 야곱이 요셉을 편해함으로 상처와 갈등이 있었던 야곱의 아들들.
결국 야곱의 가정에 진정한 회복이 있었던 건 이들 모두가 하나님을 만나면서였다.
아들 낳기 경쟁을 했던 레아와 라헬은 하나님을 찬양하게 됐고, 하나님과 씨름하며 자신을 축복해 달라던 야곱은 결국 축복을 받고 이스라엘로 새로운 삶을 살았다. 그리고 서로 미워하던 형제들은 서로를 용서하고 사랑하게 됐다.
마음속 깊은 상처로 인해 자존감의 회복이 필요한 분들, 하나님의 사랑으로 회복하시길 진심으로 축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