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어떻게 꿈을 꾸게 됐을까? #4

꿈이 없는 삶의 대가는?

*이 글은 2021년 1월 9일에 작성된 글을 옮긴 것입니다.


짧다면 짧고 나름 길었다면 긴 27년간의 삶을 살면서 내가 느낀 건 한국 사람들은 정말 열심히 산다는 것이다. 그중에서도 정말 필사적으로 사는 사람들과 상대적으로 마음에 여유를 갖고 사는 차이는 분명 있지만, 평균적으로 봤을 때 한국 사람들은 정말 열심히 산다. 그렇다면 그 열심의 목적은 무엇일까?

이미 여러 차례 말했듯이 나는 그냥 인정을 받고 싶었다. 사랑받고 싶었다. 내가 가치 있는 존재라는 것을 인정받고 싶었고, 내 존재가 사랑받을 수 있는 존재라는 것을 증명하고 싶었다. 그래서 열심히 살았다. 그중에서도 필사적인 편이었다.

대학 입시 결과가 처참했기 때문에, 준비할 당시 내 기준에서 '안전빵'이라고 생각했던 대학교에 갔다. 그렇다면 당연히 다른 학생들보다 잘할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나 같은 마음으로 이 학교에 온 학생들이 대부분이었다. 내 예상과 다르게 나와 같이 입학한 친구들은 나보다 잘난 것들이 많았다.

1학기가 끝나고 고등학교 때는 상상도 하지 못했던 학점을 받았다. 그런 상황에서 경제적으로 아주 어려웠고 그렇게 좋아하던 99센트짜리 (한화 약 1,100원) 스니커즈도 사 먹을 수가 없었다. 잘하는 것도 없다고 생각했고, 돈도 없었기 때문에 방 밖에서 나가지 않았다. 솔직히 나갈 수가 없었다. 친구와 커피를 마셔도 돈이 나가기 때문이었다.

무엇을 위해 사는 것일까?

열심히 사는 사람들, 혹은 열심히 살고자 노력하는 사람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열심의 목적이다. 단순히 열심의 목적이 있다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살다 보면 아무리 열심히 노력해도 뜻대로 되지 않는 것들이 많다. 오히려 대부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포기하지 않을 수 있는 건 현실의 어려움과 비교할 수 없는 미래에 대한 기대가 있기 때문이다.

내겐 그런 것이 없었다. 지금 노력해서 얻은 결과로 인정을 받고 사랑을 받는다고 해도, 그 인정과 사랑이 영원하지 않다는 것을 나는 알고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나의 열심은 나를 더욱 공허하게 만들 뿐이었다.

2014년 5월, 처참했던 대학교 1학년이 끝났다. 꿈이 없는 삶의 대가는 컸다. 하루하루가 다른 사람보다 뛰어나기 위해서, 그래서 다른 사람들에게 인정받기 위해서 살아갔던 삶에는 꿈 따위는 없었다. 오늘 하루 최선을 다하는 삶을 살았을 때 더 나아지는 내일 따위는 없었다.

그렇다고 주변에서 꿈을 꾸는 삶의 중요성 따위를 이야기해주는 사람들도 없었다. 당연히 꿈을 꾸며 살아가는 사람도 없었다.

우린 그냥 다 이렇게 살다가 죽는 건가?

나는 스스로에게 좋은 답을 줄 수 없었다. 나를 괴롭히던 많은 문제들은 전혀 해결이 되지 않았다. 그런 상황에서 그해 여름 나는 군입대를 앞두고 있었다.

To be continu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