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을 찾는 방법 #1
나는 언제 가장 행복할까?
*이 글은 2021년 2월 14일에 작성된 글을 옮긴 글입니다.
꿈을 꾼다는 것은 내가 어떤 직업을 갖겠다는 것이 아니다. 어느 회사에 들어가서 어떤 일을 하겠다는 것도 아니다. 그것은 꿈을 실현시키는 과정 혹은 수단일 수 있지만, 그 자체가 꿈이 될 수는 없다. 아니 꿈이 되어서는 안 된다.
이런 말은 요즘 세바시나 여러 강연 프로그램을 통해서 자주 언급되는 말이다. 그리고 그런 강연을 통해 많은 청년들이 '꿈'이란 것을 다시 생각해 보는 좋은 계기를 갖는 것 같다.
하지만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이 말대로 살고 있을까?
나는 2014년 10월 6일 월요일, 육군훈련소로 입대를 했다. 군 생활은 마치 드래곤볼에 나오는 '정신과 시간의 방'같았다. 혹시 드래곤볼을 모르는 사람들을 위해 설명을 덧붙이자면, '정신과 시간의 방'에서는 시간이 느리게 흐른다. 그래서 '정신 과 시간의 방'에서 주인공들이 훈련을 하면서 1년을 보내더라도 실제로는 하루밖에 지나지 않은 효과가 있다.
21개월이라는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군 생활 동안 나는 참 많은 것을 느끼고, 배웠으며, 그 이후로는 완전히 다른 삶을 살고 있다. 군 생활 동안 내가 경험하고 배웠던 것들을 하나하나 다 이야기하려면 이미 길어진 시리즈가 더 길어질 것 같아 생략하고 가장 핵심적이었던 경험 중 하나만 이야기하겠다.
입대를 하면서 내가 세운 목표 중 하나는 '삶의 방향성'을 정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때 당시 삶의 방향성을 정한다는 것 은 내가 어떤 일을 할 것인가, 즉 어떤 직업을 가질 것인가였다. 그리고 그 직업을 선택하는 것에 가장 중요한 것은 내가 잘 하는 일보다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일이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일을 하면 하루에 자는 시간을 제외하고 반 이상을 할애하 게 되는데, 그 일이 즐겁지 않다면 그것보다 불행한 삶은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나는 언제 가장 행복할까?
답은 쉽고 간단했다. 나는 농구할 때 가장 행복했다. 그래서 문제였다. 나는 농구할 때 가장 행복하지만, 재능이 없어 농구 선수의 길을 이미 포기했다. 그래서 농구와 관련된 다른 직업은 뭐가 있을까 고민해 봤다. 감독, 코치, 스카우터, 구단 운영 등등...
감독, 코치, 스카우터 같은 직업은 선수 출신들이 많았다. 연줄도 중요했다. 나는 그게 없었다. 한국은 특히 더 그랬다. 구 단 운영은 돈이 많아야 했다. 나는 돈이 없었다. 그렇다면 농구 학원 선생님이 되어야 할까? 농구 학원 선생님도 나쁘지는 않을 것 같았다. 매일 농구도 하고, 가르치는 것도 좋아하고...
하지만 이런 나의 생각을 이야기를 할 때 그 누구도 OK 사인을 주지 않았다. 오히려 "이건 이래서 안 되고, 저건 저래서 안 돼!"라는 말뿐이었다. 더 심각한 문제는 이미 한번 농구 선수로서의 길을 포기한 나로서는 더 이상 반대를 무릅쓸 용기도 없었고, 내가 가고자 하는 길에 대한 사명감은 당연히 없었다.
이렇게 내가 앞으로 할 수 있는 일들이 없다니...?!
막막했다. 그리고 뭔가 내가 생각하는 방식이 잘못된 것 같다고 느꼈다. 하지만 '정신과 시간의 방'에서 나는 좀 더 집요하 게 스스로에게 다시 질문했다.
나는 언제 가장 행복감을 느낄까?
농구할 때...?
왜 그때 가장 행복해?
재밌기도 하고, 열심히 노력해서 못하던 것들을 잘하기 되고 인정받으면 기분 좋으니까, 라이벌을 이길 때 짜릿하니까...?
이런 단순한 이유는 내 '삶의 방향성'이 될 수 없다는 것을 이미 깨달았다. 그래서 나는 내가 농구를 하면서 어떤 순간에 행 복감을 느끼는지 정말 하나하나 상황을 쪼개서 정리하기 시작했다.
훈련소 때는 참 많이 걷는다. 수류탄 훈련이든, 사격 훈련이든, 훈련장까지 걸어가는 것 자체가 훈련일 만큼 많이 걸었다. 매일 한 시간, 두 시간을 넘게 걸어 다니면서 스스로에게 질문을 했다.
나는 농구하는 게 왜 행복할까? 나는 농구를 하면서 언제 가장 행복할까? 그렇게 끊임없이 질문한 끝에 나는 내 인생을 바꾼 유레카를 경험하게 된다.
갑자기 한순간에 생각이 정리되는 순간이 찾아왔다. 내가 농구를 하면서 가장 행복했던 순간은 팀빌딩을 하고 멘토링을 하 는 순간이었다.
주어진 상황에서 가장 최선의 팀을 만들고, 그 팀이 최고의 팀으로 움직일 수 있도록 팀원의 장단점을 파악하고 각자에게 맞는 역할을 주는 것. 그 역할에 대한 책임을 나눠지면서 우리가 하나의 팀으로 움직여서 최선의 성과를 낼 수 있다면, 그 것이 승리이든 패배이든 나는 행복했다. 물론 경기에서 승리하면 더 행복한 것은 부정할 수 없지만.
내가 농구할 때가 가장 행복했던 이유는 농구 그 자체의 즐거움 때문이 아니라 농구를 통해서 내가 경험할 수 있었던 다른 일 때문이었다.
그런데 이게 순간이 왜 유레카인가?
그것은 나의 미래를 고민하는 과정에서 더 이상 농구라는 것에 제약을 받지 않게 됐기 때문이다. 팀빌딩과 멘토링은 내가 어디서 무슨 일을 하든 할 수 있다. 이제는 꼭 농구가 아니어도 된다.
이걸 깨닫고 나니 내가 앞으로 꿈꿀 수 있는 미래는 가능성이 넘쳐났다. 더 이상 '농구'로 국한되지 않는 미래를 맞이하게 된 첫 번째 순간이었다.
To be continu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