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2B 세일즈, GTM 6년차 커리어 회고
B2B SaaS 스타트업에서 세일즈와 GTM 전략을 담당하며 성장한 6년의 커리어 여정을 돌아봅니다. RevOps 구축, 시장 개척, 팀 매니징까지 실전 경험 중심으로 정리한 세일즈 커리어 회고.

약 6년간 B2B 스타트업에서 세일즈와 GTM(Go-to-Market) 역할을 맡으며 겪은 경험들을 되돌아보는 커리어 회고를 해본다.
초기 단계의 첫 유료 고객 확보, 고객 개발 및 신 규 시장 개척부터 RevOps(Revenue Operations) 시스템을 설계하고 팀원을 매니징하기까지, 각기 다른 환경에서 배우고 성장할 수 있었다.
지금은 새로운 커리어의 전환점을 앞두고 잠시 멈춰 선 시점에, 지난 시간들을 돌아보며 내가 어떤 배움과 성장을 만들어왔는지를 정리해 본다.
나는 왜 세일즈를 하게 됐을까?
세일즈는 단순히 제품/서비스를 파는 것이 아닌, 누군가의 문제를 해결하고, 그들에게 가치를 전하는 일이다.
나는 대학 시절부터 사람들과 대화하고 그들의 문제를 파악하고 해결해주는 과정에 큰 흥미를 느꼈다. 예를 들어 친구들의 진로 고민을 함께 정리해 주거나, 동아리나 교회에서 운영상 문제를 개선하는 일을 맡으면 자연스럽게 몰입하게 되었다. 문제를 명확히 정의하고, 그에 맞는 해결책을 함께 고민하는 과정에서 오는 몰입감과 성취감이 컸다.
또한 학교 수업 중 하나였던 Entrepreneurship 수업에서 교수님이 했던 말이 있다:
"스타트업에는 세 가지 부류의 사람들이 있다. 제품이나 서비스를 만드는 사람, 그걸 파는 사람, 그리고 그것을 서포트하는 사람. 당신은 어떤 사람인가?"
나는 제품을 만들 수 있는 사람은 아니었다. 고등학교 때 코딩을 배워보려 했지만 적성에 맞지 않아 포기했고, 디자인도 마찬가지였다. 운영이나 재무 같은 서포트 역할도 별로 흥미가 없었다.
대신 나는 앞에서 뛰고, 새로운 걸 시도하고, 시장을 개척하는 걸 좋아했다. 자연스럽게 ‘파는 사람’의 역할이 나에게 맞다는 걸 깨닫게 됐다.

첫 번째 직장: Axon
Axon은 테이저건과 바디캠으로 유명한 미국의 대기업이다. 나는 사내 벤처 형태로 운영되던 Emerging Markets 팀에 합류했다. 당시 팀은 나를 포함해 단 2명으로 구성되어 있었고, 미션은 명확했다: “기존 시장이 아닌 새로운 시장에서 매출 가능성을 효율적이고 빠르게 실험할 것.”
당시 팀에는 제품도 없었고, 기존 고객이나 자료도 없는 상태였다. 나는 시장 인터뷰, 콜드콜, 리서치를 병행하며 발로 뛰기 시작했다. 하루 종일 콜드콜만 하던 날도 많았다. 그렇게 가능성이 보이는 시장을 찾아 집중했고, 입사 3개월 만에 첫 매출($16K/year)을 성사시킬 수 있었다. 이후 여러 개의 paid pilot을 유치했고, CRO는 내가 만든 파이프라인을 기반으로 신규 시장에 대한 가능성을 높게 평가하며 팀 확장을 결정했다.
핵심 업무 스킬
- Scrappy하게 일하는 법
- 고객 개발
- 콜드콜
- CRM(Salesforce) 활용
- 리더십에게 결과 보고하기
가장 의미 있는 성취
- 내가 합류하기 전에도 있던 National Director도 하지 못했던 첫 딜을 클로징한 것
- CRO가 인정할 사업 기회를 발굴했다는 점
두 번째 직장: 코멘토

Comento는 커리어 교육 플랫폼 스타트업이다. 비자 문제로 미국을 떠나 한국으로 돌아왔고, 당시 맡았던 채널 세일즈 및 Sales Ops 역할은 너무 단순해서 성장 기회가 없다고 판단했다. 에듀테크 창업을 고민하던 중 코멘토를 알게 되었고, 빠르게 지원해 오퍼를 받고 합류하게 되었다.
코멘토에서는 기존 4년제 대학 시장을 대상으로 한 full-cycle sales(리드 생성부터 딜 클로징까지 전 과정 수행)를 담당했고, 특성화고, 전문대, 창업 교육, 기업 교육 등 새로운 시장을 개척했다. 입사 초기에 빠르게 딜을 클로징하며 성과를 만들었고, 이후 팀 전체의 성과를 높이기 위한 영업 프로세스 개선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핵심 업무 스킬
- 파이프라인 운영 및 관리
- 콜드콜, 콜드이메일, 방문 미팅을 통한 아웃바운드 세일즈
- 신규 시장 개척을 위한 고객/시장 개발
- CRM(Pipedrive) 활용 및 대시보드 운영
- 프로젝트 기획 및 추진
가장 의미 있는 성취
- 입사 첫 달에 클로징한 딜
- 팀 성과 향상을 이끄는 영업 프로세스 개선 주도
- 효과가 없을 거라 여겨졌던 콜드콜을 통해 큰 성과를 만든 것
세 번째 직장: BoardSpot
BoardSpot은 미국 비영리 단체를 위한 SaaS 제품을 만드는 회사다. 결혼 후 미국으로 다시 돌아가게 되면서 이직했지만, 단 한 달 만에 더 좋은 기회를 찾아 퇴사하게 되었다.
이 짧은 경험은 공식 이력서에는 기재하지 않았지만, 이직 과정에서의 시행착오와 조직 적응에 대한 통찰을 얻을 수 있었던 시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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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번째 직장: Relate

Relate는 B2B SaaS 스타트업으로, 나는 세일즈, 고객 성공(CS), 고객 지원, 마케팅, RevOps 등 GTM 전반을 아우르는 역할을 맡았다. 이 경험을 통해 아웃바운드 중심의 세일즈 경험에서 나아가, 인바운드 마케팅과 고객 유입 전략까지 통합적으로 실험해볼 수 있었다.
초기 단계 팀에서 모든 것을 처음부터 세팅해 나가는 과정은 도전적이었지만 그만큼 의미 있었다. 전략 수립, 실행, 리소스 관리, 팀원 교육까지 폭넓은 경험을 할 수 있었다.
핵심 업무 스킬
- B2B SaaS Sales
- 인바운드+아웃바운드 세일즈 플라이휠 설계
- RevOps 시스템 구축 및 GTM 전략 수립
- SaaS 기반 세일즈 전략 실행
- 제품팀과 협업 및 조직 내 커뮤니케이션
가장 의미 있는 성취
- 입사 첫 달에 딜 클로징
- 입사 3달 만에 기존 ACV 대비 5배 이상 규모의 딜 성사
- 팀 내 최대 규모 딜 클로징
- 극초기 팀에서 전체 RevOps 프로세스 구축
- 팀 빌딩, 팀원 코칭 & 멘토링. 직접 채용하고 매니징한 팀원이 뛰어난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성장 지원한 경험. 실적을 넘어, 한 사람의 커리어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 경험은 매니저로서 가장 뜻깊은 순간이었다.
그동안 내가 배운 것들과 내 커리어에서 가장 뜻깊었던 성취
핵심 업무 스킬
- 고객 인터뷰, 시장 개척, 리드 생성
- 콜드콜, 아웃바운드 캠페인, 세일즈 파이프라인 관리
- CRM 도입 및 운영 (Salesforce, Pipedrive 등)
- RevOps 시스템 구축 및 자동화 도입
- GTM 전략 수립 및 실행 (인바운드+아웃바운드 통합)
- 다양한 SaaS 툴 활용
현장에서 얻은 인사이트
- B2B SaaS GTM에 대한 이해 (특히 극초기 단계 ~ 초기 단계)
- Revtech, Salestech 시장에 대한 이해
- 제품 중심 사고가 아닌, 고객 중심의 문제 해결 접근법
- 초기 조직과 성장기 조직의 리더십 및 매니지먼트 방식의 차이 경험
내 커리어에서 가장 뜻깊었던 성취
- 직접 채용하고 매니징한 팀원이 뛰어난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성장 지원한 경험. 실적을 넘어, 좋은 매니저로서 한 사람의 커리어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일의 의미를 깊이 체감함
- RevOps 전반을 구성하며 팀 전체의 성과 구조를 설계한 경험
- PMF 전 단계, 제품이 아직 완전하지 않은 상태, 세일즈 활동을 위한 별도의 지원 없이 계속해서 매출을 만드는 경험
여전히 부족한 부분들
- 0 to 1 단계에서의 PMF 확실하게 찾는 경험
- PMF 이후 스케일업하는 단계의 경험
- 개인 quota 기반 세일즈 경험 부족
- Mid five-figure ($50,000/year) 이상 규모의 엔터프라이즈 딜 클로징 경험 부족
그럼 앞으로는?
돌아보면 약 6년간 다이나믹하고 밀도 있는 커리어를 보낸 것 같다. 각 팀에서 좋은 리더들을 만나 배운 것이 많았고, 나의 일하는 방식과 사람을 대하는 태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주었다.
Axon에서의 첫 시작을 개척했던 경험, 코멘토에서의 실전 세일즈와 프로세스 개선, Relate에서의 GTM 전반 설계와 팀 매니지먼트 — 이 모든 경험이 다음 단계로 가는 발판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
지금은 다음 단계를 준비하는 중인데, 여전히 배울 게 많고, 성취하고 싶은 것도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