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나는 4개월 만에 다시 이직을 결정했을까
4개월 만에 다시 이직을 결정한 이유, 왜 Founding GTM/AE에서 SDR로 돌아가기로 했는지, 그리고 잡서치 과정에서 배운 커리어 인사이트를 정리했습니다.
Cargo에 합류한 지 4개월이 조금 넘은 시점에서 나는 다시 이직을 결정했다.
새롭게 합류하게 된 팀은 Wiza, 역할은 다시 SDR이다.
왜 이렇게 빠르게 이직을 결정하게 되었는지, Founding GTM/AE 역할을 6년 동안 해오던 내가 왜 SDR로 돌아가기로 했는지, 그리고 그 과정에서 어떤 고민과 배움을 얻었는지 정리해보고 싶었다.
- 빠르게 이직 결정을 하게 된 이유
- 나를 돌아보는 시간
- 잡서치 프로세스
- 최종 결정
- 앞으로의 목표
빠르게 이직 결정을 하게 된 이유
지난 5월에 이직을 준비할 때 내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기준은 명확했다.
- 최소 Series A 단계의, PMF를 명확하게 찾은 팀
- 시장 수요와 디맨드가 확실한 팀
- 나 혼자가 아닌 다른 영업 담당자가 있는 구조
- 그리고 무엇보다 나의 성장을 도와줄 세일즈 리더가 있는 팀
Cargo는 매우 초기 단계의 팀이었고, 내가 네 번째 풀타임 멤버이자 첫 번째 세일즈 담당자였다. 제품은 굉장히 매력적이었고 창업자들과의 대화에서도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이 분명히 보였기 때문에 합류를 결정했다.

하지만 합류 후 깨닳은 것은, 아직 팀이 생각했던 것보다 PMF를 구체화하는 단계였고, 자연스럽게 영업보다는 제품과 시장 학습에 집중해야 하는 시기였다.
내가 맡게 된 일 역시 기존 딜을 클로징하는 것보다는 초기 파이프라인을 새롭게 만들어가는 일이 중심이 됐고, AE의 Quota를 달성하기 위한 조건들이 갖춰지기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해 보였다.
그래서 합류한 지 한 달 정도 지나서는, 목표를 ‘딜 클로징’에서 ‘파이프라인을 꾸준히 만드는 것’으로 조정했다. 하지만 초기 팀의 특성상 파이프라인을 만드는 일도 생각보다 훨씬 더 시간이 필요했다.
3개월이 넘어가는 시점에서, 나는 내가 어떤 환경에서 가장 잘 성장할 수 있을지를 다시 고민해볼 수밖에 없었다.
나를 돌아보는 시간
이 시기는 내 커리어에 중요한 질문을 던지게 했다.
나는 3-5년 뒤에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가?
그 사람이 되기 위해 지금 내가 가장 부족한 것은 무엇인가?
내가 어떤 환경에서 성장할 수 있을까?
지금까지 나는 대부분 PMF가 명확하지 않은 초기 팀에서 혼자 세일즈를 해왔다. 이런 구조에서는 내가 아무리 많은 인풋을 넣어도, 결과가 비례해서 나오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물론 그런 환경에서도 배운 것은 정말 많았다.
하지만 Cargo에 오고 나서 깨달은 점은,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오래 ‘만족스러운 결과’를 내지 못한 상태로 버티고 있었다는 것이다. 그점에 많이 지쳐 있었다.
또한 단순히 성과뿐 아니라, 나보다 훨씬 뛰어난 세일즈 담당자들과 리더가 있는 팀에서 함께 일하며 세일즈 스킬셋 전반을 더 잘 배우고 싶었다. 피드백을 구조적으로 받을 수 없는 환경에 너무 오랫동안 있었다는 것도 아쉬움으로 크게 다가왔다.
결론적으로, 내가 이 상황을 단기간에 바꾸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상황이 달라지기를 기다리기보다, 성장할 수 있는 환경으로 빠르게 옮기는 것이 더 나은 선택이라고 생각했다.
잡서치 프로세스
가장 이상적이었지만 현실적으로 어려웠던 AE 포지션
가장 이상적인 포지션은 당연히 Post-PMF 팀의 AE였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이 옵션은 쉽지 않았다.
올해 여름 잡서칭을 하면서도 느꼈던 나의 명확한 약점은 다음 두 가지였다.
- Quota attainment가 없다는 점
- 직접 만들어낸 총 매출 규모가 작다는 점
그렇기 때문에 Series A 이후 단계 팀의 AE 포지션은 서류 통과부터 어려웠고, 인터뷰 기회를 얻더라도 1~2단계에서 떨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현실적 대안 1: SDR
그래서 현실적으로 가장 명확한 길은 SDR로 다시 시작하는 것이었다. Post-PMF 팀에서 SDR로 합류해 빠르게 파이프라인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고, 그 성과를 기반으로 AE로 승진하는 것. 이것이 가장 현실적이고 가능성이 높은 경로였다.
물론 리스크도 분명했다.
- $30K~$40K 정도의 페이컷 가능성
- SDR → AE 승진 타임라인이 최근 12~24개월까지 늘어난 점
- 성과가 안 나오면 AE로 이직이 더 어려워지고 SDR 커리어가 훨씬 길어질 가능성
Hiring Manager들도 “왜 AE에서 SDR로 돌아가려 하나?”라는 질문을 많이 했고, 그중 절반 정도는 굳이 이런 리스크테이킹을 할 필요가 없다고 이야기했다. 나도 솔직히 많이 흔들렸다.
현실적 대안 2: GTM Engineer / Revenue Operations
동시에, 나는 커리어 피벗도 진지하게 고민했다. 초기 팀에서 혼자 GTM/Sales를 담당하면서 이런 일을 계속 해왔다.
- GTM Tech Stack 구축
- 워크플로우를 설계
- 자동화 설계
그리고 소프트웨어 세일즈 특성상, 특히 Revtech 제품을 세일즈할 때는 고객의 Revenue Operations에 깊게 관여하기 때문에 GTM Engineer나 RevOps 포지션에서 요구하는 경험과 스킬셋은 충분하다고 느꼈다.
실제로 이 포지션들은 적은 수만 지원했음에도 불구하고 매우 높은 서류 합격률을 보였고, 인터뷰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이 경로의 장점도 분명했다.
- 연봉이 크게 줄지 않는다는 점(27개월, 3개월 두 딸 아이의 아빠인 나에게는 매우 중요한 요소였다)
- GTM Engineer/RevOps 역할의 중요성이 최근 더욱 강조되고 있다는 점
- Quota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다는 점
최종 결정
한 달 동안의 잡서치 과정을 통해 SDR과 GTM Engineer 포지션으로 총 4개의 오퍼를 받았다. 그리고 최종적으로 나는 Wiza의 SDR 포지션을 선택했다.
가장 큰 이유는 단 하나였다. 아직 내 안에 '세일즈를 더 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컸다.
이 마음을 무시하고 GTM Engineer로 피벗하면 나중에 후회할 것 같았다.
좋은 제품, 좋은 세일즈팀과 매니저, 그리고 확실한 디맨드가 있는 팀에서 세일즈를 제대로 다시 한 번 해보고 싶었다.
그리고 함께 일하게 될 매니저는 내가 그동안 바라던 리더의 모습을 가지고 있었다.
- 모든 인터뷰 단계에 직접 참여했고
- 내 질문에 깊이 있게 답해줬고
- 중간 중간 이메일로도 상황을 투명하게 공유해줬고
- 내가 어떤 환경에서 성장할 수 있을지를 진지하게 고민해주는 사람이었다
한가지 더 재밌는 사실은 Wiza는 외부 투자 없이 부트스트랩으로 이미 다른 Series A 정도 단계의 팀에 필적하는 매출과 성과를 내고 있다는 점이다. 그런 팀이 어떻게 운영되고, 어떻게 성장했는지 직접 경험하며 배우고 싶다는 마음도 컸다.
앞으로의 목표
초기 팀에서 원하는 만큼의 성과를 내지는 못했지만, 그 과정에서 배운 것은 정말 많았다. 그리고 나 자신에 대해서도 많이 깨닫게 되었다.
앞으로의 목표는 명확하다. 빠르게 성과를 내고 주어진 목표를 넘어서는 SDR이 되는 것. 그리고 내년 상반기 안에 딜을 직접 클로징할 기회를 만들고, 그것을 기반으로 빠르게 AE로 승진하는 것이다.
6년 동안 Founding GTM/AE로 일하다가 다시 SDR로 돌아가는 결정은 절대 쉬운 선택이 아니었다. 주변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걱정했고, 나 역시 여러 번 흔들렸다.
하지만 나는 3~5년 뒤 세일즈팀을 이끄는 리더가 되고 싶다. 팀원들의 장점을 극대화하고, 각자가 성과를 낼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하고 싶다.
그리고 이번 선택은 그 목표에 필요한 경험을 쌓기 위한 과정이라고 믿는다. 누구에게는 다시 처음부터 시작하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이 길이 돌아가는 길이 될지, 아니면 더 빠르게 성장할 수 있는 길이 될지는 결국 앞으로 내가 Wiza에서 어떻게 하느냐에 달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