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과생을 위한 스타트업 취업 가이드 Part 2: 이력서 & 자기소개서 작성법
문과생을 위한 스타트업 취업 가이드 Part 2: 이력서와 자기소개서 작성법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이 글은 커리어를 처음 시작할 때 어려움을 겪는 분들을 위해 작성한 스타트업 취업 가이드입니다.
Part 1은 이력서와 자기소개서 작성과 같은 본격적인 취업 준비에 앞서 나에 대해 알아가고, 나는 어떤 일을 하는 것이 좋을지, 취업 프로세스에 어떤 태도로 임하는 것이 좋을지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오늘 포스트는 이력서와 자기소개서 작성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읽기 전 주의 사항
- 이 글은 전적으로 저의 경험을 기반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모든 상황에서 정답이 아닌, 나만의 방법과 방향을 찾을 수 있는 생각할 거리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 저는 문과생 출신의 스타트업/IT 업계 커리어를 가진 사람입니다. 아마도 문과생인 분들, 또 스타트업으로 커리어를 시작하길 원하시는 분들에게 가장 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 제가 혹시라도 커리어 준비에 도움을 드릴 수 있다면, 언제든 편하게 댓글이나 이메일([email protected])로 연락해 주시면 됩니다.
시리즈 순서:
이력서와 자기소개서 작성이 어려운 이유
Part 1을 통해 나의 기본적인 성향이나, 어떤 일을 시작해 보는 것이 좋을지 파악했다고 해도 바로 다음 아주 큰 산이 있습니다. 바로 이력서와 자기소개서, 미국에서는 Resume와 Cover Letter 작성을 해야 합니다.
저도 기억해 보면 여기서 정말 많은 어려움과 시간이 들어갔던 것 같습니다. 이력서와 자기소개서 작성 자체에 시간이 많이 들어간다기보다, 너무나도 보잘것없는 나의 이력을 어떻게 마법같이 좋게 포장할지 고민하고 좌절하다 시간이 많이 갔던 것 같습니다.
그럼 제가 처음 취업 준비를 하면서 여러 선배에게 받았던 조언과, 그리고 제가 후배들에게 취업 준비 멘토링을 하면서 터득한 이력서 & 자기소개서 작성 노하우에 대해 이야기해보겠습니다.
이력서 & 자기소개서 작성 노하우
가장 중요한 건 중요한 건 나의 스토리와 직무/회사 적합성
정말 상위 1%의 경험을 했던 사람들이 아니라면, 신입이, 학교 졸업 때 갖고 있을 수 있는 이력은 결국 다 비슷합니다.
심지어 좋은 네임밸류를 갖고 있는 회사에서 인턴을 했다고 해도, 거기서 실제로 한 일은 큰 의미가 없을 수도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중요한 건 내가 갖고 있는 경험의 타이틀, 겉모양새가 중요한 게 아닙니다. 오히려 중요한 건 다음과 같습니다.
- 경험을 통해 나는 무엇을 배웠는가?
- 문제 해결을 위해 나는 어떤 스킬을 사용했는가?
- 함께 했던 동료/친구들과 어떻게 협업했는가?
- 목표 달성을 위해 어디까지 해봤는가?
위의 4가지 질문에 대한 답변이 내가 지원하는 회사에서 추구하는 가치와, 내가 지원하는 직무의 중요 역량과 왜 관련이 있는지, 왜 나란 사람이 적합한 사람인지 설득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설득하는 데 가장 효과적인 것은 역시 스토리입니다.
보잘것없는 이력처럼 보이지만 좋은 스토리로 직무 적합성을 어필하는 예시: 식당 서빙 알바
저는 대학생 때 생활비와 용돈을 벌기 위해 종종 한국 분이 운영하시는 중식당에서 서빙 알바를 했습니다. 미국에서는 각자가 맡는 테이블의 고객에게 좋은 서비스를 제공해서 팁을 잘 받으면, 그만큼 많이 가져갈 수 있는 시스템입니다.
그래서 저는 처음 손님이 식당 문을 열고 들어올 때부터 손님에게 집중했습니다. 손님이 혼자 왔는지, 가족과 왔는지, 친구와 왔는지, 데이트하러 온 건지, 중식과 한식을 잘 알고 있는 손님인지 아니면 그렇지 않은지, 매운 걸 좋아하는지, 아닌지 등등.
그러다 보니 저는 재밌는 사실 몇 가지 발견했습니다.
구매력이 있는 백인 어른 중에서 중식과 한식에 대해 아주 잘 알고 있지 않고, 서버의 안내를 받는 것을 좋아하는 손님들에게 집중하면 평균보다 훨씬 높은 팁을 받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반대로 동양인 학생들의 경우 서버가 이것저것 물어보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고, 딱 필요할 때만 '빨리' (빨리가 매우 중요합니다) 와서 요청을 들어주는 것을 선호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상대적으로 시간을 안 써도 되는 손님들과는 최소한은 상호작용을 하고, 시간을 썼을 때 팁을 많이 받을 수 있는 손님들에게는 마치 스테이크 집 서버가 하듯 손님의 취향을 파악하고 메뉴를 추천해 주고, 여러 메뉴를 어떻게 같이 먹으면 맛있을지 등을 설명해 줬습니다.
그래서 종종 팁을 30%씩 받을 때도 있었고, 어떤 손님은 영수증에 고맙다는 말을 적어놓고 가기도 했습니다.
저는 B2B 세일즈로 지원했기 때문에 자기소개서에 이 경험을 적었고, 실제로 인터뷰할 때도 자주 인용했던 경험입니다.
세일즈는 결국 고객의 니즈를 파악하고, 니즈를 충족시키기 위한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으로 끝나지 않고, 문제가 해결되는 과정에서 가능한 최고의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비록 보잘것없어 보일 수 있는 식당 알바였지만, 거기서 경험하고 깨달았던 것을 세일즈라는 직무에 맞춰 어필할 수 있었습니다.
일관성 있는 스토리로 나의 강점 어필하기
보잘것없어 보이는 경험이라도 나의 강점을 잘 어필할 수 있는 스토리를 만들어 내기 시작했다면, 그다음 중요한 것은 그 스토리의 일관성을 유지하는 것입니다.
당연히 우리 모두 여러 강점이 있지만, 지금 중요한 건 딱 하나의, 가장 차별화할 수 있는 강점을 어필하는 것입니다.
나머지 강점은 이후 인터뷰 과정에서 어필할 기회가 충분히 생깁니다.
예를 들어서 나는 리더십이 있는 사람이라고 어필하기 위해서는 이력서의 처음부터 끝까지, 그리고 자기소개서에서도 나의 리더십을 어필하는 이야기가 있어야 합니다.
이런 일관성 있는 강점 어필이 효과적일 수 있는 이유는, 채용을 담당하는 매니저나 리크루터는 수많은 지원자의 이력서와 자기소개서 하나하나 읽는데 많은 시간을 들이지 않고 빠르게 쓱 읽고 지나가면서 첫인상이 괜찮을 경우 조금 더 자세하게 살펴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채용 담당자, 또는 리크루터가 나의 지원서를 봤을 때 "아, 이 사람은 000을 잘하는 사람이구나"라는 생각이 바로 들 수 있어야 합니다.
처음부터 완벽하게 만드는 것이 아닌 적당히 빨리 쓰고 자주 수정하기
이력서와 자기소개서 작성이 한 번에 완벽하게 될 수 있다면 좋겠지만, 그러기는 정말 어렵습니다. 그럴 수 있다고 해도 너무 오랜 시간이 걸릴 수 있고, 시간은 취업 프로세스에서 우리에게 큰 적입니다.
조금 더 좋은 문장, 좋은 단어에 너무 집착하지 말고 우선 나의 의도가 어느 정도 담긴 선에서 빠르게 1차 초안을 만드는 것이 좋습니다. 그 이후 여러 방법을 통해 초안을 수정할 수 있습니다.
- 가장 가고 싶은 회사나 포지션의 채용 공고 몇 개를 확인 후, 공통으로 요구되는 역량이나 자주 사용되는 단어들을 이력서와 자기소개서에 포함한다. (물론 1차 초안 작성 시부터도 참고해도 좋습니다.)
- 이력서와 자기소개서를 작성해 본 친구에게 피드백을 요청한다.
- 현업에 있는 선배에게 피드백을 요청한다.
- 학교 취업 지원센터(Career Center) 선생님에게 피드백을 받는다.
- 친구, 선배, 취업 지원센터 모두 도움을 받을 수 없는 상황이라면 코멘토, 디스콰이엇, 링크드인같은 커뮤니티에 도움을 요청한다.
FAQ: 자주 물어보는 질문
이력서와 자기소개서는 얼마나 개인화해야 하나요? 회사 하나하나 지원할 때마다 해야 하나요?
이상적으로는 지원하는 회사마다 맞춰서 이력서와 자기소개서를 작성하는 것이 좋습니다. 똑같은 직무의 신입을 뽑는 경우에도 회사의 상황마다 조금씩 하게 될 업무가 다르고, 필요한 역량도 다릅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딱 한 곳만 지원할 것이 아니기 때문에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내용을 새롭게 작성하기는 매우 어렵습니다.
가장 추천하는 방법은 이력서와 자기소개서를 템플릿화해서 모든 회사에 동일하게 제출할 내용과 회사마다 조금씩 수정할 내용을 구분 지어 놓는 것입니다.
특히 신입의 경우 이력서를 회사마다 바꿀 만큼 다양한 경험이 없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이력서는 그대로 두고, 자기소개서에서 주로 어필하고 싶은 경험과 나의 강점 부분을 조금씩 수정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력서와 자기소개서는 얼마나 길어야 하나요? 어느 정도 분량이 있어야 하나요?
무조건 정답이라고 할 수 없지만, 이력서와 자기소개서 각 1장 분량이 제일 좋습니다.
2장 이상 작성한다고 해도 모든 내용을 읽을 가능성이 매우 낮고, 오히려 전달하고 싶은 내용을 효과적으로 전달하지 못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1장을 제대로 채우지 못한다면 경쟁력이 없어 보일 뿐만 아니라 성의가 없어 보일 수 있습니다.
1장을 채우기도 어려울 만큼 정말 쓸 내용이 없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위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보잘것없어 보일 수 있는 경험이라도 그 안에 충분히 설득력 있는 스토리만 있다면 괜찮습니다.
하지만 그런 경험도 없다면, 그때는 이력서와 자기소개서를 쓸 때가 아닌 당장 뛰어나가서 뭐라도 해보셔야 합니다.
뭐라도 해보셔야 내가 뭘 좋아하는지 알 수 있고, 뭘 좋아하는지 알아야 커리어 첫 시작을 좋은 방향으로 출발할 가능성이 커집니다.
이력서와 자기소개서 작성을 위해 제 경험을 잘 포장해 보려고 하는데, 그러다 보니 거짓말하는 것 같은데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나의 경험을 잘 포장하는 것과 거짓말하는 것은 분명한 차이가 있습니다.
가장 명확하게 포장과 거짓말을 나누는 기준은 인터뷰 때 나의 이력서/자소서의 내용으로 자신 있게, 그리고 충분한 내용으로 이야기할 수 있는가입니다.
다음 번에는 잡서칭 & 지원 프로세스 관리하는 법에 대해 이야기할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