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 스타트업이 세일즈팀을 만들 때 주의할 점
초기 스타트업이 세일즈팀을 만들 때 주의할 점과 초기 스타트업에서 첫 번째 세일즈 담당자로서의 지난 3년간의 경험을 공유합니다.
지난 5월부터 B2B SaaS Product를 만드는 초기 스타트업, Relate에 합류하면서 SaaS 비즈니스에 대해서 매일 열심히 공부를 하고 있다. 가장 많이 읽는 블로그는 제이슨 렘킨(Jason Lemkin)이 운영하는 SaaStr이라는 블로그다. SaaS 비즈니스에 있어서 매우 광범위한 내용을 다루고, 특히 세일즈와 관련된 많은 내용들이 있어서 뉴스레터를 구독하고 열심히 읽고 있다.
그중에서 내가 읽었던 글 중에서 초기 스타트업이 세일즈팀을 빌딩 하는 것과 관련된 몇 가지 글들을 공유하고 관련된 나의 경험을 공유하고 싶다.
초기 스타트업이 세일즈팀을 만들 때 주의할 점
1. 세일즈 담당자 vs 세일즈 리더
가장 먼저 초기 스타트업이 세일즈팀을 만들 때 창업자들이 하는 고민 중 하나는 세일즈 담당자를 채용할지, 세일즈 리더를 먼저 채용할지이다. SaaStr의 제이슨은 세일즈 담당자를 채용하라고 한다. 그것도 두 명이나. 제이슨이 이야기하는 세일즈팀 빌딩의 3단계는 다음과 같다.
- 우선 창업자가 직접 10~20개의 고객사를 확보해야 한다.
- 영업 리더가 아닌 담당자 2명을 채용해서 A/B 테스트를 한다.
- 2명의 영업 담당자가 목표치를 채우기 시작할 때 영업 리더를 채용한다.
2. 처음 세일즈 담당자를 채용할 때는 두 명의 담당자를 채용
제이슨은 처음 세일즈팀을 빌딩 할 때 세일즈 리더가 아닌 두 명의 담당자를 채용하라고 추천한다. 왜 한 명이 아니라 두 명을 채용하라고 할까? 그건 한 명만 있을 때는 성과가 잘 나올 때, 안 나올 때 그게 왜 그런지 배울 수 없기 때문이라고 한다. 두 명이 있다면 성과가 담당자들의 역량 때문인지, 제품의 퀄리티 때문인지, 시장의 상황 때문인지 등을 배울 수 있다.
가능하다면 제이슨은 두 명을 채용해서 마치 A/B 테스트를 하듯이 세일즈 결과를 계속 향상할 것을 추천한다.
3. 첫 세일즈 담당자를 채용할 때 검증하는 방법
그럼 두 명의 세일즈 담당자를 채용할 때 고민이 되는 것은 어떻게 하면 좋은 사람을 채용할 수 있을까이다. 첫 세일즈 담당자를 채용할 때 검증하는 방법은 다음의 2가지 질문을 스스로에게 물어보는 것이다.
- 나라면 이 사람에게 살까?
- 이 사람이 최소 18~24개월의 관련 경력이 있나?
초기 스타트업이 구체적으로 어떤 제품인지, 어떤 시장에서 경쟁하는지 등에 따라 위의 3가지 주의할 점을 얼마나 참고할 수 있는지는 달라질 것 같다. 하지만 지난 3년 동안 초기 스타트업에서 계속해서 첫 번째 (또는 두 번째) 세일즈 담당자로서 일했던 경험을 돌아보면 아주 심플하면서도 훌륭한 가이드라인이라고 생각한다.
초기 스타트업에서 첫 번째 세일즈 담당자로서의 경험
나는 이번 8월을 끝으로 대학교 졸업 후 일을 시작한 지 벌써 3년을 꽉 채우게 됐다. 그리고 이미 앞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어쩌다 보니 나는 3년 내내 초기 스타트업에서 첫 번째 (또는 두 번째) 세일즈 담당자로서 일해왔다. 지난 3년의 경험을 간단히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다.
1. 첫 번째 세일즈 담당자라는 역할은 정말 어렵지만... 매우 보람 있다.
왜 초기 스타트업의 첫 번째 세일즈 담당자가 어려운 일인지 SaaStr의 제이슨이 정리한 글이 따로 있다. 자세한 내용은 아래의 링크를 참고하면 될 것 같다.
요약하자면 결국 첫 번째 세일즈 담당자가 해야 하는 일은 매우 광범위하고, 그걸 제대로 가르쳐줄 수 있는 사람이 없지만, 동시에 빨리 성과를 내줘야 하는 큰 부담이 있다.
나도 계속해서 직접 리드젠을 하는 것부터 딜 클로징을 하고, 그 이후 고객 관리, 업셀링까지 Full Sales Cycle 전체를 담당했다. 그리고 그 이외에 초기 제품을 개선하거나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거나, 새로운 제품을 만드는 과정에서 필요한 고객 개발과 관련된 일도 많이 했고, 지금 팀에서는 최근 인바운드 리드젠을 위한 컨텐츠 작업도 하고 있다. 사실 오늘 공유하는 대부분의 내용들이 내가 팀에서 만든 Weekly Newsletter에 포함됐던 내용들이다.
어쨌든 해야 할 일도 많고, 일의 종류도 다양하기 때문에 새로운 것을 빠르게 배울 수 있어야 하는데 성과도 내야 하니 여간 쉽지 않다. 하지만 보람이 크다고 하는 이유는 그만큼 내가 성장하는 것을 느낄 수 있는 것도 있고, 이 어려운 일을 잘하고 있다고 하긴 부끄럽지만, 어떻게든 헤쳐나가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성취감이 큰 것 같다.
제이슨은 이런 사람을 '세일즈 해커'라고 표현하는 데 매우 마음에 드는 표현이다. 물론 다른 사람들에게 "나는 세일즈 해커입니다."라고 소개하기에는 여전히 배워야 할 것도 너무 많지만 다른 사람들이 초기 고객 개발 단계부터 스케일업 하는 과정을 도와줄 수 있는 진정할 '세일즈 해커'가 될 수 있도록 더 노력하는 4년 차가 되고 싶다.
2. 확실히 혼자보다는 둘이 낫다. (물론 다른 사람이 일을 잘한다면...)
나중에 따로 글로 쓸 예정이지만, 여전히 내가 경험했던 가장 빡세고 난이도가 높은 일은 대학교를 졸업하고 처음 했던 일이다. 세일즈를 해본 적도 없는데, 기존의 제품으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야 하는데, 리소스도 없다. 참 난감하다. 매니저와 둘이 일하는 팀인데 매니저도 세일즈를 해본 적이 없다. 아무에게도 배울 수 없는 상황에서 딜 클로징도 하고 파이프라인 빌딩까지 했던 내가 지금 생각해도 자랑스럽다.
그러고 나서 두 번째 팀에서는 다행히 배울 수 있는 팀장님도 있고 좋은 팀원도 있었다. 그 팀에 두 번째 세일즈 담당자로 합류했다. 그때는 확실히 서로의 퍼포먼스를 매주 비교할 수 있었고, 비교하면서 내가 어떤 부분에서 부족하고, 어떤 걸 잘하는지 배울 수 있었다. 긍정적인 방향으로 경쟁할 수 있었던 것 같고 서로의 인싸이트를 공유하며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었던 것 같다.
3. 처음 세일즈를 시작할 때 결국 가장 중요한 건 뭐가 됐든 팔 수 있어야 한다.
위에서 세일즈 담당자를 검증하는 가장 좋은 2가지 질문이 "이 사람한테 내가 살까?"와 "2년 정도의 유관 경력이 있는가?"였다. 지금은 3년을 일했지만 전에는 그렇지 않았다. 그럼 결국 나는 처음 취업을 하고, 그리고 다른 팀으로 이직을 할 때 어떻게 오퍼를 받고 일을 할 수 있었을까 라는 생각을 하면 결국 내가 팔 수 있었기 때문이지 않을까? 그럼 내가 무언가를 팔 수 있다, 내가 무언가를 세일즈 할 수 있다는 건 어떤 걸까?
대학생 때 생활비를 벌기 위해 한국 분이 하시는 중식당에서 알바를 했던 적이 있다. 미국은 시급으로 돈을 버는 게 아니라 팁으로 돈을 버는 방식이라서 고객한테 결국 팁을 얼마를 받았냐가 그날의 나의 수입을 결정했다. 그때는 세일즈를 할 생각은 전혀 없었지만 (이때는 HRD 꿈나무였다...ㅋㅋ) 나는 기본적으로 누군가를 도와주는 것을 좋아했다.
그래서 내가 일했던 중식당이 고급 레스토랑은 아니었지만, 최대한 프로페셔널하게 손님을 자리로 안내해주고 물과 메뉴판을 가져다줬다. 그리고 메뉴를 보는 손님을 지켜보면서 어떤 고민을 하는지, 어떤 이야기를 하는지 듣고 잠시 후 테이블로 가서 이런저런 이야기와 질문을 하면서 손님이 가장 맛있게 음식을 먹을 수 있도록, 그리고 무엇보다 가장 좋은 경험을 할 수 있도록 도왔다. 그렇게 나는 다른 서버들보다 평균적으로 팁을 훨씬 많이 받았고, 어떤 분들은 영수증에 고맙다는 말을 남기거나, 고마운 마음을 마치 고급 레스토랑에서 스테이크를 먹은 것처럼 팁을 남겨줬다. (음식값보다 팁이 더 많았다 ㅎㅎ)
결국 누군가에게 무언가를 팔고, 세일즈를 하고 돈을 받으려면 그 사람을 만족시킬 줄 알아야 한다. 그러려면 그 사람이 갖고 있는 문제나 고민이 무엇인지 파악하는 것부터 그것을 해결하기 위한 최고의 솔루션을 제안할 수 있어야 한다.
이렇게 이야기하면 이런 말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건 타고나는 거 아니야?"
꼭 그렇지 않다. 타고나는 것도 있다. 하지만 오히려 더 중요한 건 내가 어떤 것에 열정이 있는가이다. 내가 가장 세일즈를 잘할 수 있는 건, 내가 가장 좋아하는 것, 내가 가장 진심인 것, 내가 가장 잘 알고 이해하고 있는 것일 가능성이 높다. 내가 음식을 정말 좋아하고 잘 아는 것은 아니었지만, 그 누구보다 '식당에서 손님으로서 갖는 경험'에 대해서는 진심이었고, 나는 내 손님들이 좋은 경험을 하길 바랐다.
아마 나의 이런 성향과 경험 때문에 나를 채용하기로 결정했던 사람들이 나한테서 살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을 하게 하지 않았을까?
정말 오랜만에 글을 쓴다. 너무 바쁘고 스트레스가 심했던 지난 한 달 정도의 시간이었던 것 같은데, 꼭 시간을 내서 생각도 정리하면서 글을 다시 써보면 좋을 것 같다.
추가로 내가 지금 팀에서 처음으로 만든 컨텐츠인 뉴스레터도 공유한다. 스타트업 & GTM 관련해서 인사이트가 있는 해외 아티클을 큐레이션 하는 뉴스레터니 관심 있는 분들은 구독해보면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