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어떤 아빠가 되고 싶은가?

이나에게 나는 어떤 아빠가 되고 싶은지 고민해봤다.

나는 어떤 아빠가 되고 싶은가?

이나가 태어난 지 벌써 곧 5개월이 돼간다. 아이를 키우다 보니 원래도 생각이 많은데 더 많아진다. 최근에는 이나가 조금 더 크면서 나름의 인터랙션을 하고 있다. 눈을 마주치는 것부터, 바라보고 웃는 것, 무슨 말을 하고 싶은지 모르겠지만 나에게 계속 옹알이를 하기도 하고, 짜증도 내는 등 점점 사람과(?) 관계를 만들어 가는 기분이 든다.

그러다보니 앞으로 나는 이나와 어떻게 시간을 보내고, 이나에게 아빠로서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 고민을 많이 하게 됐다. 내가 생각하는 좋은 아빠는 어떤 모습일지, 이나가 더 컸을 때 나를 어떤 아빠로 기억했으면 좋겠는지 생각했을 때 두 가지가 떠올랐다.

1) 하나님을 예배하는 즐거움을 삶으로 보여주는 아빠

제일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이다. 크리스천으로 산다는 것, 하나님을 예배하는 사람으로 산다는 것에는 분명 어렵고 힘든 부분들, 부담스러운 부분도 분명 있다. 물론 이 부분만 너무 강조되면 은혜와 사랑은 빠지고 율법주의적으로 빠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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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희가 나를 사랑하면, 내 계명을 지킬 것이다.

요한복음 14:15

내가 아내를 정말 사랑하기 때문에 하기 싫은 일도 기쁜 마음으로 (때로는 안 기쁘기도 하지만...ㅋㅋㅋ) 하는 것처럼 하나님과의 관계도 마찬가지다. 하나님을 정말 기뻐하고, 하나님을 사랑한다면, 하나님과의 약속은 자연스럽게 지키게 된다고 믿는다.

그래서 내가 나이를 더 먹고, 내 삶의 형편이 더 좋아지든 나빠지든, 내가 아무리 바빠지던, 또는 여유로워지던, 상황을 가리지 않고 하나님을 예배하는 기쁨을 잊지 않고 싶다. 그리고 그 기쁨이 자연스럽게 이나에게도 보이고, 이 기쁨으로 초대하고 싶다.

2) Discipline(규율)이 잘 잡힌 아이로 자라도록 좋은 영향을 주는 아빠

혹시라도 오해하지 않기 위해 ㅋㅋㅋㅋ 딸내미를 군인처럼 키우겠다는 건 절대 아니다. 내가 여기서 이야기하는 Discipline은 다른 뜻이 아니라 정말 중요한 가치를 위해 상대적으로 중요하지 않거나 좋지 못한 것들을 하지 않기로, 포기하는 선택을 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건강을 위해 몸에 좋지 않은 간식은 줄이거나 먹지 않기로 하는 것. 또는 중요한 일을 시간 안에 잘 마무리하기 위해 당장 재밌어 보이는 유튜브나, 친구의 카톡 메세지를 나중에 보기로 하는 것. 하나님을 위해 나를 넘어뜨리는 유혹으로부터 이겨내기 위해 발버둥치기로 선택하는 것.

그래서 어떻게 그럼 이나를 그런 아이로 자라게 할 수 있을까 고민했을 때, 절대 하지 말아야 할 것이 먼저 떠올랐다. 바로 말로 가르치는 것이다. 이건 안된다. 이게 좋다. 꼭 이렇게 해야 한다. 이건 절대 하지 말아야 한다.

이렇게 하면 나도, 이나도, 옆에서 지켜보는 아내도 모두가 너무 힘들고 스트레스만 받을 게 뻔하다.

그래서 제일 좋은 방법은 내가 삶으로 그걸 보여주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그렇게 하려면 나는 지금 무엇을 해야 할까 고민했다. 그리고 바로 생각난 두 가지가 있었다.

  1. 아침에 알람 듣고 잘 일어나기.
  2. 간식 줄이기.

나는 나름대로 Discipline이 잘 잡혀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그렇게 스스로를 소개할 수 있을 정도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내가 너무나도 취약한, 전혀 Discipline이 잡히지 못한 부분이 엄청난 간식 사랑과 아침에 알람을 못 듣고 계속 끄면서 자는 것이다. 그래서 그것부터 고치기로 했다.

아침에 알람 듣고 잘 일어나기

아기가 태어나기 전부터 아내와 나는 걱정이 있었는데, 바로 알람을 듣지 못하는 내가 과연 아기 울음소리는 들을 수 있을까 하는 거였다.

다행히 예상외로 잘 듣고 잘 일어난다. 물론 못 들을 때도 있긴 하지만, 원래 기대치가 너무 낮아서 그랬던 건지 아내도 꽤 만족하는 편인 것 같다.

그리고 이나 덕분에 그렇게 평생 소원하던 아침형 인간이 됐다. 물론 지금도 주말에는 알람을 못 듣고 늦게까지 잘 때가 있긴 하다.

어쨌든 내가 노력하는 부분은 다음과 같다.

1) 알람을 현실적으로 맞추기: 절대 못 일어날 것 같은 이른 시간에 맞추고 끄면서 자지 않기.

2) 주말이나 좀 늦게까지 자도 될 때는 부족한 잠 충전하기: 아무래도 일 때문에 평일에는 잠이 부족한 편이기 때문에 주말같이 쉴 수 있을 때는 푹 자고 일어나서 이나도 잘 놀아주고 아내랑 시간 보내기.

간식 줄이기

썬칩1
내 원탑 최애 간식: 썬칩 (알고보니 이름이 바뀌어서 돌아온 썬이라고...ㅋㅋㅋ)

우선 1월 한 달 동안은 디톡스(?)의 의미로 하루 세끼 제외하고 그 어떠한 간식도 먹지 않기로 했다. 그리고 2월부터는 최대한 내가 혼자서는 간식을 사 먹지 않는 것으로 간식을 줄여보려고 한다.

솔직히 평생 아예 안 먹기로 하기는 참 쉽지 않을 것 같다. 어쨌든 지금처럼 먹어서는 내 건강에도 그렇고, 이나에게도 좋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으니 줄이기 위해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

1월이 일주일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간식을 못 먹고 하루 세끼만 먹으니 저녁 먹고 나면 금방 배가 고프다. 그리고 빨리 자고, 또 빨리 일어나고 싶다. 그래서 아침에 일찍 일어나는 데도 도움이 된다. 빨리 일어나서 아침을 먹고 싶기 때문이다.

1월 2일 자로 나는 몸무게 75.9kg, 골격근량 37.3kg, 지방량 10.7kg이다. 올해 목표는 골격근량이 40kg까지 늘리는 것 (2~3kg), 지방량은 1kg 줄이는 것이다. 당연히 이건 간식만 줄인다고 해서 되는 건 아니기 때문에 지금 하고 있는 운동도 꾸준히 해야 한다.

좋은 아빠란?

위에서 이야기한 두 가지가 좋은 아빠란 무엇일까에 대한 완벽한 정답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두 가지 외에도 중요한 것들이 많다. 어쨌든 나도 아빠는 처음이라 서툴기도 하고 부족한 사람이라 잘 못하는 것도 많지만 좋은 아빠가 되기 위해 계속 고민하고 노력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