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과생을 위한 스타트업 취업 가이드 Part 1: 나를 알고, 나에게 솔직해지는 것
문과생을 위한 스타트업 취업 가이드 Part 1: 이력서와 자기소개서 작성과 같은 본격적인 취업 준비에 앞서 나에 대해 알아가고, 나는 어떤 일을 하는 것이 좋을지, 취업 프로세스에 어떤 태도로 임하는 것이 좋을지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2019년 9월을 시작으로 저는 대학교 졸업 후 첫 풀타임 직장생활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그리고 어느덧 4년이 지나, 3개의 회사를 (비공식적으로는 4개) 경험하게 됐습니다.
이직하는 과정도 물론 쉽지 않았지만, 돌아보면 역시 가장 어려웠던 건 첫 취업이었습니다. 커리어에서 많은 어려움이 있지만 그중에서 첫 취업만큼 어려운 건 손에 꼽는다고 생각하는데, 그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 일단 학생으로서 '일 경험'이 절대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에 내가 진짜 어떤 일을 하고 싶은지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 그렇기 때문에 주변의 트렌드를 쫓아 준비해 보지만, 내가 진짜 원하는 게 아니기 때문에 준비 과정이 매우 피로하다.
- 내가 무엇을 하고 싶은지 분명하게 안다고 해도, 그 일을 첫 커리어로서, 사회에 첫 발걸음을 하는 신입으로서 어떻게 해야 할지 잘 모른다.
- 동시에 주변에 잘된 케이스와 나를 비교하며 조급한 마음이 더해져서 마음이 어렵다.
첫 취업을 준비하는 분들을 위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이 글을 쓰게 됐습니다.
읽기 전 주의 사항
- 이 글은 전적으로 저의 경험을 기반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모든 상황에서 정답이 아닌, 나만의 방법과 방향을 찾을 수 있는 생각할 거리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 저는 문과생 출신의 스타트업/IT 업계 커리어를 가진 사람입니다. 아마도 문과생인 분들, 또 스타트업으로 커리어를 시작하길 원하시는 분들에게 가장 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 제가 혹시라도 커리어 준비에 도움을 드릴 수 있다면, 언제든 편하게 댓글이나 이메일([email protected])로 연락해 주시면 됩니다.
시리즈 순서:
간단한 자기소개
- 유원석
- 경력: 한국과 미국 스타트업 / IT 업계에서 B2B 영업(Sales), Business Development, Marketing, Customer Success를 포함한 전반적인 Go-to-Market 직무로 일하고 있음.
- Disqueit
- HR이 하고 싶었다가, 어쩌다 보니 B2B 업계에서 여러 방법을 통해 매출을 만들어 내는 역할을 하게 됐습니다. 그런데 생각보다 재밌게 하고 있네요. :)
- 직장에서의 일 이외에도 후배들의 커리어 멘토링 해주는 것을 너무 좋아합니다. 왜냐면 너무 많은 선배의 도움을 받았었거든요.
1. Know Yourself: 나를 알고, 그리고 나에게 솔직해지자
글 가장 처음에 이야기한 것처럼, 첫 취업 준비가 어렵게 느껴지는 이유 중 하나는 내가 도대체 어떤 일을 해야 할지 잘 모르기 때문입니다. 특히 제대로 된 '일 경험'이 없는 학생으로서는 더더욱 내가 어떤 일을 하고 싶은지, 어떤 일을 잘할 수 있는지 잘 모릅니다.
근데 이걸 모르는 채로 취업 준비를 한다는 건, 내가 어디로 갈지 모르는 데 전력 질주를 하려는 것과 같습니다.
자, 그럼 어떻게 조금이라도 내가 어떤 일을 하고 싶은지, 어떤 일을 잘할 수 있는지, 나는 어떤 성향을 가진 사람인지를 알 수 있을까요?
1) 직업 = 내 꿈이라는 생각 버리기
아마 많이 들어봤을 거로 생각합니다. 그래도 중요하기 때문에 간단히 이야기하고 넘어가겠습니다.
직업은 내 인생의 목표도 꿈도 아닙니다. 내 인생의 목표, 꿈을 이뤄가는 수단입니다. 하나의 과정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내가 갖게 될 첫 직장의 이름, 타이틀에 너무 메이지 마세요. 물론 누구나 아는 회사, 섹시한 잡 타이틀이라면 참 좋겠죠. 근데 그게 아니라면 끝일까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하는 분들이기 때문에 아마도 스타트업 취업을 희망하시는 분들이 이 글을 읽고 있지 않을까 합니다.
2) 나의 기본적인 성향과 선호도 파악하기
사람마다 다른 성향과 선호도가 있습니다. 직장생활과 일상생활의 밸런스, 근무 환경, 팀원들과의 관계, 업무 강도, 업무 방식 등등.
이런 부분은 딱 하나의 정답이라거나, 모두에게 좋은 조건은 없습니다. 오히려 나에게 맞는 조건이 있는 거죠.
그렇기 때문에 나의 기본적인 성향과 선호도를 분명하게 파악하는 게 중요합니다. 저의 기본적인 성향과 선호도는 다음과 같습니다.
- 외향적이고 사람들과 같이 일하는 환경을 좋아함.
- 정해진 틀 안에서 프로세스에 맞춰 따라가는 일은 쉽게 지루해함.
- 오히려 한번도 해보지 않았던 일에 도전하는 것을 좋아함.
- 많은 자유도가 책임감과 흥미로 이어지는 편.
- 내가 함께 일하는 사람들이나 마주치는 사람들과 가능한 진정성있는 관계를 갖기 좋은 환경일 때 동기부여가 잘 됨.
- 일을 많이 하거나, 오래 하는 건 문제가 되지 않음. 내가 재밌어야 함.
- 성장 욕구가 크고 성취 지향적임.
- 지금 당장의 지위나 돈보다는 업사이드/포텐셜이 더 중요함.
- 다른 사람들이 정답이라고 하는 것을 따라가는 것보다, 나만의 방식을 찾는 걸 선호함.
나의 기본적인 성향과 선호도를 파악할 때 중요한 건, 나에게 솔직한 것입니다. 솔직하지 않으면 아무 의미가 없습니다. 그럼, 여러분의 성향이나 선호도는 어떤가요?
3) 회사에서 하게 되는 일은 크게 두 가지 중 하나
회사는 고객에게 가치 있는 서비스나 제품을 만들고 판매하는 구조로 돌아갑니다.
즉, 회사 안에 다양한 팀과 역할을 맡은 사람들이 있지만, 심플하게 생각하면 회사의 모든 구성원은 두 가지 일 중의 하나를 하고 있습니다.
서비스나 제품을 만드는 사람과, 그걸 파는 사람
회사가 커지면 커질수록, 역할이 분명하게 나눠질 뿐이지, 본질적으로 회사 안에 구성원은 만들거나 팔거나 둘 중 하나입니다.
대학교 수업 때, Financial Entrepreneurship 교수님이 해준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교수님은 저희에게 이렇게 물었습니다.
너는 이 둘 중에 뭘 잘하는 사람이야? 너는 뭘 하고 싶어? 그걸 알면, 네가 필요한 팀원이 누군지 알 수 있어.
이 이야기를 듣고 한창 첫 취업 준비 중 고민에 빠져있다 해결하게 됐습니다.
어떤 직무로 취업 준비를 해야 할지 몰랐던 저는 이렇게 스스로 묻고 답하고, 그리고 결정하게 됐습니다.
나의 성향이나, 선호도를 알고 있다면 만들거나 팔거나 둘 중 하나를 고르는 건 쉬울 거로 생각합니다.
4) 어차피 100% 잘 알지 못한다는 마인드 셋을 갖기
스타트업 취업에 관심 있는 분들을 위한 글이기에, 아마도 익숙한 마인드 셋일 거로 생각합니다.
린 스타트업의 저자 에릭 리스는 스타트업을 "극도의 불확실성 속에서 새로운 사업을 창조하는 조직"으로 정의했습니다.
내 인생을 경영하는 것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아무리 열심히 계획한다고 해도, 인생은 뜻대로 흘러가지 않습니다. 커리어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럴 줄 알았는데, 전혀 그렇지 않은 일이 너무 많습니다.
취업에 성공했는데, 막상 내가 좋아할 줄 알았던 일이 생각과 다르게 너무 재미없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결국 해봐야 압니다.
그래서 저는 커리어 초반에 빨리 많이 경험해 보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왜냐면 해보기 전에는 모르거든요.
1~3을 잘했다고 해도, 결국 해보기 전에는 모릅니다. 1~3을 하는 이유는, 내가 어디로 빨리 가보는 게 좋을지 알기 위함입니다.
원래는 글 하나로 작성할 예정이었는데, 막상 작성해 보니 글이 길어지네요. 그래도 기왕 쓰는 거 가능한 제 경험과 생각을 자세히 정리해서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뒤에 내용도 가능한 빨리 작성하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