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매일 사용하는 소프트웨어들

초기 스타트업의 Founding AE로서, 다양한 일을 동시에 관리하며 생산성을 극대화하도록 도와주는 소프트웨어들을 소개합니다.

내가 매일 사용하는 소프트웨어들

지난 몇 년 동안 B2B SaaS 스타트업에서 일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수많은 소프트웨어를 접하고 직접 사용해볼 기회가 있었다.

그중 일부는 이제 내 일상에 완전히 스며들어 없어서는 안 될 도구가 되었다.

특히 나는 초기 스타트업의 Founding AE(Account Executive)로 일하고 있다.

이 역할은 단순히 ‘영업’을 잘하는 걸 넘어, 새로운 영업 기회를 만들고, 딜을 성사시키고, GTM 전략을 설계하는 등 다양한 영역을 동시에 다루는 일이다.

이런 환경에서 시간을 아끼고 집중력을 유지해주는 도구들은 선택이 아니라, 생존을 위한 필수 요소라고 생각한다.

완벽한 테크 스택(Tech Stack, 내가 사용하는 툴의 조합)이란 없겠지만, 아래의 도구들은 내 생산성을 높이고, 일의 효율을 지켜주는 중요한 도구들이다.


생산성 도구

📬 Superhuman

슈퍼휴먼(Superhuman)은 AI 기반의 이메일 소프트웨어이다.

이메일을 읽고, 아카이브하고, 답장, 자동 리마인더, AI 드래프트 등 이메일과 관련된 작업을 마우스 없이 대부분 키보드로만 빠르게 처리할 수 있게 도와준다.

나는 하루 루틴의 시작이 QT → 인박스 제로(Inbox Zero) → 본격적으로 업무 시작이다.

이메일을 모두 처리하고 ‘인박스 제로(Inbox Zero)’ 화면을 보는 순간의 성취감은 작은 일 같지만, 하루를 좋은 흐름으로 시작하게 만들어준다.

인박스 제로하면 나오는 화면. 매일 달라진다.

처음부터 이 도구를 좋아하게 된 이유 중 하나는 온보딩 경험이었다.

개인 사용자로 가입했음에도 불구하고, Superhuman은 온보딩 미팅을 적극적으로 권장했다.

15분 남짓한 미팅에서 핵심 단축키와 이메일 워크플로우를 직접 보여주었고,
그 짧은 시간 안에 제품의 가치를 ‘몸으로 느끼게’ 해줬다.

그 이후로 2021년 5월부터 지금까지 4년 넘게 매일 사용 중이다.

이메일 업무에 많은 시간을 쓰고 있다면, 꼭 한 번 Superhuman을 테스트해보길 추천한다. (2달 무료 사용해보기)

Akiflow


아키플로우(Akiflow)는 노션, 슬랙, 이메일 등 다양한 툴에 흩어진 태스크를 한 곳에서 관리할 수 있게 도와주는 생산성 도구다.

내가 이 툴을 특히 좋아하는 이유는 두 가지다.

  1. 회사 일, 개인 프로젝트, 심지어 사적인 할 일까지 모든 태스크를 하나의 화면에서 쉽게 관리할 수 있다.
  2. 미팅 중이거나 브라우징하다가 떠오른 일을 단축키로 바로 태스크로 등록할 수 있다.

예전에는 노션으로 모든 업무를 관리했는데, 몇 가지 이유로 다시 돌아가볼까 고민한 적도 있다.

하지만 이 두 가지 기능 덕분에 결국 Akiflow를 계속 쓰게 된다.

생산성 툴을 좋아하거나, 계획적인 루틴을 만들고 싶거나, 혹은 단순히 “머릿속 일을 눈앞으로 꺼내놓고 싶은 사람”이라면 꼭 한 번 써보길 추천한다. (아키플로우 사용해보기)

📝 Notion + Notion Calendar

노션(Notion)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 같다. 최근 캘린더, 메일, AI 미팅 노트 등 다양한 제품군을 추가하는 것을 보며 흥미롭게 지켜보고 있다.

사실 노션은 내가 스스로 선택해 처음으로 써본 SaaS다. 구글 워크스페이스는 학교나 회사에서 자연스럽게 쓰던 툴이라면, 노션은 “이건 한번 내가 써봐야겠다” 싶어서 선택했던 첫 협업 툴이었다.

예전부터 노트 정리와 기록을 좋아했는데, 구글닥에서 썼던 내용을 노션에서 똑같이 써도 결과물이 훨씬 깔끔하고 보기 좋아서 마치 내가 더 대단한 일을 한 것처럼 느껴졌다. (이 감정, 써본 사람은 다 알 거다.)

작년부터는 노션 캘린더도 함께 사용중이다. 아직 아쉬운 부분도 있지만, 단축키와 인터페이스가 워낙 깔끔해서 내 일정 관리 루틴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었다.

⏱️ Rize

라이즈(Rize)는 내가 하루 동안 어디에 얼마나 시간을 썼는지, 그리고 그 시간이 얼마나 집중된 시간이었는지 추적해주는 툴이다.

리모트로 일하기 시작하면서 이런 도구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꼈다.

하루 종일 일한 것 같은데, 막상 돌아보면 “내가 오늘 뭘 했지?” 싶은 날들이 있었다. 집중한 시간과 그냥 흘려보낸 시간을 구분하기 어려웠던 그 시기에 Rize를 발견했다.

이 도구를 쓰면서 가장 좋았던 건 두 가지다.

  1. 하루를 끝낼 때, “오늘은 충분히 열심히 일했다”는 근거가 생긴다.
  2. 반대로 집중이 안 된 날엔, 무엇이 나의 흐름을 끊었는지 객관적으로 볼 수 있다.

덕분에 ‘일을 잘하는 법’보다 ‘집중하는 법’을 먼저 배우게 됐다.

리모트 환경에서 일하거나, 나처럼 시간을 어떻게 쓰는지가 늘 궁금했던 사람이라면 한 번 써보길 추천한다. (라이즈 사용해보기)

⚡️ Raycast

레이캐스트(Raycast)는 키보드 단축키로 자주 반복하는 일들을 훨씬 빠르게 처리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툴이다.

SaaS 툴을 많이 사용하기 시작하면서 생긴 변화가 바로 단축키의 활용이다. 이전에는 키보드와 트랙패드를 같이 사용했던 작업도 어느 순간부터는 키보드로만 처리하고 있다.

이건 아주 미묘한 차이지만 (실제로 시간 차이는 1~2초 정도 날 것 같다), 시간보다 더 중요한 건 집중력과 흐름이다.

어떤 일을 할 때 막힘없이 일을 처리할 수 있다는 건 높은 집중력을 유지하며 좋은 흐름으로 일할 수 있다는 뜻과 같다.

그런 관점에서 레이캐스트를 사용해 특정 앱을 켜거나, 간단한 계산을 하거나, 검색을 하거나, 이전에 복사했던 내용을 다시 불러오거나, 자주 사용하는 문구를 쉽게 불러오는 등의 작업을 하는 것이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이렇게 보면 나에게 단축키 활용이 얼마나 최적화되어 있는가, 그것이 좋은 업무 흐름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가는 ‘좋은’ 소프트웨어를 판단하는 데 중요한 것 같다.

Perplexity + Comet

퍼플렉시티(Perplexity)는 검색 및 리서치에 최적화 되어 있는 AI 툴이다. 최근 GPT 5부터 웹서치가 가능해져서 비교중이긴 하지만, 아직까지는 검색 및 리서치 경험에 있어서 퍼플렉시티가 더 뛰어난 것 같다.

몇 달 전부터는 퍼플렉시티에서 만든 코멧(Comet) 브라우저도 함께 사용중이다. 코멧은 크롬 키반 브라우저로, 퍼플렉시티의 검색 및 리서치 기능과 에이전트 기능이 추가되어 있다.

퍼플렉시티를 쓰기 시작한 이후로는 구글 검색을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 검색과 리서치를 브라우저 안에서 바로 할 수 있다는 점, 그리고 어시스턴트 기능의 유용함 덕분에 자연스럽게 메인 브라우저로 자리 잡았다.

ChatGPT

마지막으로, 이제는 안 쓰는 게 더 이상할 정도가 된 챗지피티(ChatGPT)이다.

내가 특히 유용하게 사용하는 것은 Custom GPT 기능이다. 내가 주로 일하는 환경에 맞게 커스터마이징한 GPT를 만들어 활용한다.

  • GTM EA: Go-to-Market(GTM) 관련 업무 전반을 지원하는 GPT
  • Ministry Assistant: 교회 사역과 weworship 블로그 운영을 돕는 GPT
  • ggoom.blog: 개인 블로그 운영 및 콘텐츠 작성 보조 GPT

때때로 Custom GPT의 프롬프트를 수정하고, 결과물을 개선하기 위한 트레이닝도 진행한다.

🚀 세일즈 & GTM 도구

🧱 Cargo

Cargo는 GTM 팀이 사용하는 여러 툴을 연동해 워크플로우(Workflow)를 구축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Revenue Orchestration 플랫폼이다.

쉽게 말하면, Clay의 Waterfall Enrichment 기능과 Zapier의 자동화 기능을 동시에 갖춘 툴이라고 보면 된다.

내가 직접 세일즈하고 있는 제품이기도 하고, 매일 사용하는 핵심 툴이기도 하다.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따로 조금 더 이야기하겠지만, Cargo를 사용하면서 느낀 가장 큰 변화는 ‘내가 할 수 있는 일의 스코프가 달라졌다’는 점이다.

예전에는 “이건 복잡해서 못 하겠다” 싶었던 일들이 많았다. 여러 툴 간 데이터 연동이 어렵거나, 세팅에 너무 많은 시간이 들어서 결국 수동으로 처리하곤 했다.

하지만 Cargo를 쓰면서 그 한계가 완전히 사라졌다. 지금은 내가 직접 워크플로우를 설계하고, 반복적인 업무를 자동화하며, 효율을 스스로 높이고 있다.

한국에서는 아직 Revenue Operations(RevOps) 개념이 생소하고, 난이도 있는 SaaS 툴에 대한 진입장벽도 여전히 높다.

그래도 곧 한국 팀들 중에서도 Cargo같은 툴을 활용하는 GTM 팀이 많아지면 좋겠다.

📧 Lemlist

렘리스트(Lemlist)는 이메일, 링크드인, 전화까지 멀티채널 아웃바운드를 자동화해주는 툴이다.

이런 종류의 영업 자동화(Sales Engagement) 툴은 정말 많고, 나도 여러가지 많이 사용해봤다.

솔직히 대부분의 영업 자동화 툴들끼리는 큰 차별화가 없다. 대부분 가격이나, 엔터프라이즈 기능 제공 범위 정도에서 차이가 난다.

만약 리드 수집 + 시퀀스 + 비용 효율을 고려한다면, 초기 단계에서는 Apollo.io를 추천한다.

만약 링크드인 자동화까지 필요하다면 내가 지금 사용하는 Lemlist도 괜찮다. 다만 데이터 베이스의 퀄리티나, 필터 관련 UI/UX가 그리 좋다고 생각하지는 않다.

그리고 내가 가장 인상 깊게 본 제품은 Amplemarket이다. 잠재 고객이 링크드인에 많다면 반드시 한 번 테스트해보길 추천한다. “아웃바운드 세일즈 조직이라면 이런 기능이 꼭 필요하지” 싶은 것들이 Amplemarket 안에 다 들어있다.

재미있는 건, Amplemarket 덕분에 내가 CRM을 다시 보게 됐다는 점이다.
예전엔 복잡하다고 생각했던 세일즈포스나 허브스팟 같은 레거시 CRM이
여전히 경쟁력을 유지하는 이유가 바로 이런 생태계 덕분이라는 걸 깨달았다.

이 주제는 나중에 별도로, CRM과 GTM 툴에 대한 생각을 정리해보고 싶다.

📞 Trellus

트렐러스(Trellus)파워 다이얼(Power Dialer)패럴렐 다이얼(Parallel Dialer) 기능을 통해 콜드콜 아웃바운드를 효율적으로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툴이다.

파워 다이얼은 아웃바운드 영업 담당자가 일일이 번호를 누르지 않고, 리스트에 있는 잠재 고객에게 자동으로 연속 통화를 걸 수 있게 해준다.

패럴렐 다이얼은 동시에 여러 명(2명~최대 10명)에게 전화를 걸고, 그중 실제로 전화를 받은 사람과 바로 연결해주는 기능이다.

이메일은 이미 1~2년 전부터 AI 자동화로 효율이 떨어졌고, 링크드인도 자동화 메시지의 범람으로 효과가 예전 같지 않다.

그래서 이런 콜드 콜 솔루션의 활용이 중요해지고 있고, 나도 최근 테스트를 해보고 있다.

🔗 LinkedIn + Sales Navigator

링크드인(LinkedIn)과 세일즈 네비게이터(Sales Navigator)는 세일즈를 하는 사람이라면 당연히 써야 하는 기본 도구다.

특히 내가 타깃하는 고객이 링크드인을 적극적으로 사용한다면, 이 채널은 단순한 리드 수집 도구를 넘어 세일즈의 출발점이 된다.

링크드인에서는 단순히 리드를 찾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꾸준히 콘텐츠를 올리고, 네트워크를 확장하고, 신뢰를 쌓는 과정이 결국 아웃바운드의 효율을 높이고 인바운드 리드를 만들어낸다.

세일즈는 결국 ‘사람 간의 신뢰’로 귀결된다.

그리고 지금 시대에 그 신뢰를 쌓는 가장 좋은 공간 중 하나가 바로 링크드인이다.

📊 HubSpot

내가 직접 선택한 CRM은 아니지만, 우리 고객 대부분이 사용하고 있고, 미국에서는 스타트업의 사실상 기본(default) 으로 자리 잡은 툴이 바로 헙스팟(HubSpot)이다.

개인적으로 CRM이라는 주제는 할 이야기가 많아서, 나중에 별도의 글로 따로 정리해보고 싶다.

🎙️ Avoma

아보마(Avoma)미팅 녹화와 노트 작성을 자동화해주는 툴이다.

한국에서는 콜라보가 대표적이고, 최근 한국팀이지만 아예 미국에서 시작하는 캐럿이나 하이퍼노트 같은 팀들도 있다.

아보마는 최근에 알게 된 툴인데 가격이 저렴한 제품 중에서는 가장 기능이 다양하고 확장성도 높다고 판단해서 내가 도입한 툴이다.

쉽게 이야기하면 Gong의 SMB 버전이다.

💬 Pylon

파일런(Pylon)은 내가 초기부터 사용해온 고객 지원 SaaS다.

고객사별로 슬랙(Slack) 채널을 만들고, 각 채널에 Pylon을 연결해 문의나 요청을 한 곳에서 바로 처리할 수 있다.

이 팀은 제품도 잘 만들고 GTM도 정말 잘한다. 그래서 단순히 고객으로서 사용하는 걸 넘어, 내가 ‘좋은 GTM이란 무엇인가’를 배우는 관점으로 지켜보고 있다.

🎥 Loom

룸(Loom)은 고객에게 제품 데모 영상을 빠르게 만들어 공유할 수 있는 툴이다. 개인화된 아웃바운드 메시지를 보낼 때도 자주 사용한다.

특히 Cargo에 합류한 이후로는 사용 빈도가 훨씬 늘었다. 계약 단가가 최소 $10,000/year 이상이다 보니, 아웃바운드 과정에서 짧은 데모 영상 + 개인화된 메시지를 함께 보내는 게 훨씬 효과적이기도 하고, 고객 입장에서도 신뢰감을 높여준다.

단순히 업무용이 아닌, 인생의 일부가 된 툴들

위에서 소개한 툴들은 단지 ‘업무용 소프트웨어’가 아니다. 이제는 내 삶 전반에 스며든, 일상의 일부다.

회사 일뿐 아니라, 교회 사역, 개인 블로그 운영, 그리고 두 딸의 아빠로서 감당해야 할 수많은 집안일까지. 해야 할 일은 많고, 시간은 늘 부족하다. 그런데도 하고 싶은 일은 더 많다.

그래서 나에게 이런 툴들은 단순한 생산성 도구가 아니라, 내 시간을 지켜주고, 나의 역량을 배로 확장시켜주는 Force Multiplier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