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황 토크 - 결혼 2주년, KOSTA, 골프, 열정이 출산
최근 근황을 공유합니다. - 결혼 2주년 - KOSTA - 골프 - 열정이 출산
최근 여러모로 많이 정신이 없어서 개인 블로그는 신경을 많이 못 썼던 것 같다. 그래서 그냥 가볍게 근황 토크 정도로 소식을 공유한다.
결혼 2주년
지난 7월 24일이 아내와 결혼 2주년이었다. 우리 둘 다 워낙 기념일에 무심한 성격이라 보통 많이 하는 좋은 식당, 맛있는 식당에 가서 뭘 먹고 선물을 주고받고, 그날을 특별하게 만들기 위해 노력을 많이 하는 편은 아니다.
그래도 그렇다고 너무 막 살기는 아쉬우니 나름대로 최소한의 노력을 하고 있다. 그래서 이번 2주년은 첫째 아기 낳기 전 둘이 보내는 마지막 결혼기념일이니 무엇을 하면 좋을까 같이 고민했다.
원래는 근처 바다에 가서 일광욕도 하고 책도 읽고 사진도 찍으려고 했다. 하지만 역시... 당일이 되니 너무 귀찮고 날씨도 살짝 구름도 끼고... 우린 결국 뒷마당 데크에 돗자리와 파라솔을 깔고 일광욕하고 낄낄거리면서 놀았다.
참 이렇게 소소하게 기뻐하고 즐거워할 수 있다는 것도 감사한 것 같고, 이런 부분이 잘 맞는 것도 좋은 것 같다.
또 하나 2주년을 위해 했던 건 사진 남기기였다. 둘 다 사진에도 매우 무심한 편이다. 그래서 사진을 너무 안 찍어서 나중에 시간이 지나고 나면 아쉬운 경우가 종종 있다. 그래서 이번에는 꼭 사진을 남겨보자는 이야기를 했고, 근처 연못에 가서 사진을 남겼다.
사진을 찍는데 서로 부끄러워하는 것도 있고 귀찮기도 했지만, 그래도 역시 사진은 찍고 나서 보면 찍길 잘했다 싶다.
아내와 사귀기 시작하고 지금까지 이제 5년이 넘어가는데 지금까지 너무 즐겁게 잘 지낸 것 같다. 앞으로도 즐겁게 살아봅시다!
2023 KOSTA USA 찬양팀으로 섬겼던 후기
지난 7/3 월요일 ~ 7/4 목요일까지 진행된 2023 KOSTA USA에서 찬양팀으로 섬기게 됐다. 원래 찬양팀은 리크루팅/콜링으로만 섬기게 되어 있고, 대부분 전공자가 섬기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근데 최근 weworship Conference 2023을 준비하면서 외부 집회를 참여해 본 경험이 없었기 때문에 KOSTA같은 큰 집회에 참여해 보면 어떨까, 그런 집회의 예배팀/찬양팀에서 예배 준비를 하는 경험이 있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작년 미디어팀과 찬양팀에서 섬겼던 친구들을 통해 혹시 내가 섬길 방법은 없을지 알아봐달라고 했고, 너무 감사하게도 그 기회가 주어졌다.
찬양 팀장님께 연락이 와서 통화로 이야기로 나눈 뒤 함께 섬기자고 제안을 해주셔서 너무 기쁘고 감사한 마음으로 섬기게 됐다. 물론 거의 만삭인 상황일 때 일주일 가까이 집을 비울 수 있게 해준 아내의 덕이 크다.
준비 과정
찬양팀 전원이 미국과 한국에 떨어져 있어서 줌으로 모여 서로 소개하고, 올해 집회의 주제에 대한 안내, 찬양 준비를 했다. 모임은 한 달에 한 번 정도 빈도였다.
한 가지 특이한 것은 모든 사람이 함께 집회 주제를 묵상하면서 콘티를 같이 짰다. 각자 주제 별로 생각나는 곡들을 추천하고 추천 리스트 안에서 최종 콘티를 찬양 팀장님이 결정해 주셨다.
그리고 인도 자체도 모든 싱어가 최소 한 곡은 인도하게 되어 있어서 나도 인도하게 됐다. 내가 인도를 한 곡은 너무 좋아하는 "예수 이름 높이세"였다.
내가 잘 모르고 익숙하지 않은 가스펠 곡도 있어서 정말 열심히 콘티를 들으면서 준비했던 것 같다.
집회를 섬기면서 느낀 것들 & 배운 것들
1. 영적인 부분 vs 음악적인 부분의 밸런스
그동안 나는 찬양 인도자로서, 예배 리더로서 너무 영적인 부분에만 초점을 맞췄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래도 내가 음악 전공자가 아니고, 모르는 부분이 너무 많기 때문에 애초에 내가 잘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라고 생각해서 더더욱 내가 그나마 잘할 수 있는 영적인 부분에 집중했던 것 같다.
근데 이번 KOSTA 찬양팀에서 예배를 준비하면서 느꼈던 것은 음악적인 부분에서도 내가 더 잘할 수 있는 것들이 많고, 그런 부분을 보완함으로 예배를 더 풍성하게 준비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연습하면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보컬 연습을 할 때 가사의 메세지를 잘 전달하기 위해 언제 숨을 쉴 것인지, 발음, 톤 등을 맞춘 것이다. 사실 이런 부분은 여태 예배를 준비하면서 한 번도 생각하지 않았던 부분이다.
2. Reflection Time의 힘
KOSTA 예배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설교가 끝난 후 진행한 Reflection Time이었다. 이번에는 김재우 선교사님이 진행해 주셨는데 너무 좋았다.
보통 집회 때 설교 후 적용 찬양을 하고 뜨겁게 기도하는 것이 가장 일반적인 흐름이라면, 이번에는 예상 밖으로 정말 차분하게 찬양과 설교를 통해 각자가 받은 마음을 각자가 할 수 있는 방법으로 하나님 앞에 나아가는 시간을 가졌다.
너무 인상적이었어서 김재우 선교사님에게 어떤 마음으로 이런 획기적인(?) 방식으로 예배를 마무리하는 걸 계획하셨는지 물어봤다. 말씀하시기를 무조건 하나의 메세지로만 강제하고 제한하는 것이 아닌, 말씀 속에서 스스로 하나님과 대화하고 하나님의 뜻을 발견하는 것을 원하셨다고 한다.
3. 예배의 기쁨
일주일 내내, 아침부터 밤늦게까지, 찬양팀 연습과 예배를 섬기면서 하루 종일 찬양하고 예배에 대해서만 생각했다. 너무 기쁜, 천국 같은 시간이었다.
그리고 하나님을 예배하기 위해 미국 각지에서 일주일씩 휴가를 내서 오는 사람들과 함께 드리는 이 예배는 너무나도 뜨거웠고, 기쁘고 감사했다.
예배하는 기쁨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절대로 빼앗겨서는 안 될 기쁨이다.
골프
작년 말 첫째 아기를 갖게 된 후 앞으로는 골프를 전처럼 많이 치지 못할 거라는 생각에 올해는 골프를 정말 열심히 쳤다.
연습도 열심히 했고 실제로 결과도 좋았다. 올해 목표는 평균 스코어가 80 후반, 싱글을 한 번이라도 쳐보는 거였다.
아쉽게도 평균 스코어는 +18 정도, 딱 보기 플레이어다. 그러나... 열정이 출산 직전에 +9로 싱글을 쳤다!
정말 더운 날이어서 (사실 나는 더위를 잘 안 타고 오히려 좋아한다) 같이 쳤던 친구들은 다들 너무 힘들어했다. 그래서 라운드가 끝나고 나 혼자 기뻐하는 상황이 생겼는데, 친구들은 다 나를 위해 희생한 거라고 했다.
어쨌든 한 80% 정도는 목표 달성을 했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열정이가 태어나고 나면 물론 전처럼 많이 치지는 못하겠지만, 가정에도 충실하면서 열심히 취미 생활도 해보고 싶다.
나의 온라인 멘토인 Eric에게 아기가 태어난다는 이야기했는데, 자기는 아기들이 어렸을 때 골프 카트에 카시트째로 태워서 9홀을 쳤다는 이야기를 해줬다 ㅋㅋㅋㅋ 마침 아내도 집에서 혼자 있고 싶어 해서 서로의 니즈가 잘 맞았다고 한다.
어쨌든... 가정이 먼저이긴 하다.
열정이 출산
원래 열정이의 Due Date은 8/22인데 그동안 정기적으로 검사하면서 의사 선생님이 아기가 조금 작은 것 같고, 배 안에서 잘 못 크는 것 같다고 1주일 정도 먼저 유도 분만할 것을 제안하셨다.
그래서 8/18 토요일 저녁에 입원을 해서 유도 분만을 진행하기로 했고, 사실 이 글도 오늘 입원에서 기다리면서 작성하고 있다.
유도 분만이라는 것 자체가 빠르게 진행되는 것이 아니고 여러 방법을 통해 출산 준비가 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그리고 그 시간이 얼마나 걸리는지는 산모마다 다르다고 한다.
입원한지 이제 약 5시간 정도가 돼가는데, 아직까지 아내와 나는 오히려 심심해하면서 태평하다.
부디 열정이와 아내 모두 건강할 수 있도록, 또 순산할 수 있길 바란다. 이 글을 읽는 분들도 기도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