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일즈에 대한 인식

세일즈, 또는 영업이라는 단어를 놓고 사람들에게 어떤 게 떠오르냐고 물어보면 긍정적인 답변이 많을까, 부정적인 답변이 많을까? 적어도 내 경험에 의하면 아마도 부정적인 답변이 더 많을 거라고 해야 할 것 같다. 실제로 내가 대학교 4학년 때 취업을 준비할 때만 해도 나도 세일즈는 절대로 하고 싶지 않은 일 중에 하나였다. 그러다 결국 세일즈밖에 주어진 기회가 없다는 걸 알았을 때도 부정적인 인식이 사라지는데 까지는 꽤 시간이 필요했다.

아마 세일즈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은 직장 생활을 해본 사람들보다도 아직 일 경험이 없는 학생분들한테 더 강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직장 생활을 시작해서 같은 회사에서 세일즈 하시는 분들을 보면 물론 정말 빡센 업무 강도와 성과에 대한 부담이라는 큰 어려움도 있지만, 여러 의미에서 보상도 크고 배우는 것도 많다는 것을 보게 된다. 그리고 세일즈팀이 회사에 얼마나 필수적인 존재인지도 더 알게 되는 것 같다.

반대로 직장 생활을 해보지 못했던 학생분들의 경우 여러 미디어를 통해 만들어진 세일즈에 대한 부정적 인식과 잘 모르는 데에서 오는 불확실함이 더해져서 더 기피하게 되거나, 부정적인 인식이 더 강해지는 경향이 있지 않나 생각한다.

특히 한국에서는 이 정도가 조금 더 심한 것 같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아마도 한국 B2B 비즈니스의 성숙도가 아직 미국과 비교해서 많이 부족한 부분이 있기 때문이라는 생각이다. 그래도 최근에는 점점 B2B 비즈니스의 성숙도가 조금씩 올라가는 것 같고, 그에 따른 현상으로 B2B 스타트업들도 많아지고 있다.

올해 5월부터 나는 스타트업을 위한 Simple & Collaboration CRM을 만드는 Relate 팀에서 GTM Manager로 일하고 있다. 우리 제품 자체가 세일즈팀을 위한 필수적인 소프트웨어를 만들다 보니 일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세일즈 담당자분들, 세일즈 역할을 팀에서 맡고 있는 분들, 아직 매우 초기 단계의 팀이라서 세일즈도 하고 계신 창업자분들을 많이 만나게 된다.

그러면서 들었던 생각이 내가 세일즈에 대한 인식이 바뀌었던 것처럼, 다른 사람들도 세일즈에 대한 인식이 좀 더 긍정적인 방향으로 바뀌었으면 하는 생각이 든다. 오히려 지금 한국에서 이과 전공이 아닌 분들한테 스타트업의 PM이나 마케터가 갖는 인식이 세일즈 담당자에게도 생길 수 있으면 좋겠다.

그 과정에서 내가 어떻게 기여할 수 있을까 생각해보면 결국 열심히 일하면서, 최대한 많이 경험하고 배우고, 그런 것들을 잘 정리해서 다른 분들에게 공유하는 것이 되지 않을까 한다. 그래서 다른 분들이 세일즈를 더 잘하실 수 있도록, 그리고 그분들이 하는 여러 비즈니스가 사회의 많은 문제들을 해결하고 큰 가치를 창출할 수 있게 되면 자연스럽게 세일즈에 대한 인식이 바뀌지 않을까 생각한다.

언제였는지 기억이 안 나지만, 아마 네이버 블로그에서 브런치 블로그로 이사를 하던 때로 기억한다. 브런치에서 나와 내 블로그를 소개하는 곳에서 직업 칸에 '세일즈'가 없는 것을 발견했다. 다른 IT 직군인 개발자, 마케터, 기획자(PM), 데이터 분석가, 디자이너 등 모든 직군이 다 있었는데 세일즈와 관련된 것은 아예 없었다. 세일즈, 영업, 사업개발 등 다 찾아봤지만 없었다. 그래서 카카오에 세일즈 또는 사업개발이라는 직업 키워드를 추가해달라고 했다. 그리고 최근에 연락이 왔다.

이제 세일즈가 직업 키워드로 당당하게 추가되었다! 그래서 나도 내 프로필을 업데이트했다. 아마 이런 것도 결국 세일즈에 대한 인식을 바꿔나가는 작은 노력 중 하나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저는 세일즈하고 있는 모든 분들 응원합니다! 혹시라도 세일즈에 관심 있거나 이제 막 시작하신 분들이 계시다면, 제가 도울 수 있는 것들이 무엇이든 편하게 요청해주세요!